SKT 유심 해킹 사태가 전국적인 이슈로 번지는 가운데,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다. 5월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그는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건 발생 19일 만의 직접 사과다.
![]() [코리안투데이] SK크룹 최태원 회장 7일 오전 SK텔레콤 T타워에서 해킹사고와 관련해 고객숙여 사과하고 있다. © 현승민 기자 |
이 사건은 지난달 중순,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일부가 외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유출되며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식 발표와 KISA 긴급 공지에 따르면, 민관 합동 조사를 통해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다.
최 회장은 “단순한 해킹 사고가 아니라 고객 신뢰의 근본을 흔든 일”이라며, “2400만 명에 이르는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고객들의 불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매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출국을 앞두고 조치에 애를 먹은 고객이 많았다”며 현실적 피해 상황에 공감 의사를 표했다.
고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쟁점이 된 해지 위약금 면제 문제에 대해서는 “형평성과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장 개인의 권한으로 단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점도 덧붙였다.
향후 대응으로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 혁신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위원회를 통해 시스템 구조를 전면 재정비하고, 사이버 보안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차원의 보안 기준을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8일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는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다. APEC 통상장관회의 관련 행사 참여를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SKT 유심 해킹 사태는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통신 기업의 책임과 고객 보호 체계 전반을 점검하게 한 중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고객 신뢰 회복과 보안 강화를 위해 어떤 실질적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현승민 기자 ulsangangnam@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