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건 매일 불확실한 길 위를 묵묵히 걷는 일이다.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지나듯 막막한 날도 있지만, 그 길 위에도 조용히 빛나는 꿈 하나는 꺼지지 않는다.
윤송아 작가의 개인전 《Camel lia》는 그 무심한 현실 속에서도 끝내 피어나는 생명과 희망의 이야기다.
![]()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K-아티스트 윤송아 작가 © 백창희 기자 |
2025년 5월 19일부터 6월 2일까지 청담동 포브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낙타(Camel)’와 ‘동백꽃(Camellia)’의 상징을 결합한 제목처럼,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 존재의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혹을 지고 사막을 건넌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안고 견디는 일이에요.
그 안에서 피어나는 건 슬픔이 아니라, 생명이에요.”
그랑팔레 앙데팡당전, 국내외 주요 전시 참여, NFT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그녀는 이번 전시 ‘Camel lia’를 통해 상처받은 내면의 회복, 무너짐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인간을 위한 조용한 예술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낙타처럼 견디며, 동백처럼 피어나는 존재로서의 ‘우리’를 위한 여백이기도 하다.
코리안투데이 [사람을 듣는다]에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윤송아 작가와 마주 앉아 그녀가 어떻게 삶을 견디고, 예술로 말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지금 이 시대에 ‘낙타’와 ‘동백’을 이야기하는지를 깊이 있게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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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아 작가 YUN SONG A
@yunsonga
약력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서양화과) 졸업
수상
▲ 2013 프랑스, 국제 앙드레말로협회 ‘젊은 작가상’
▲ 2016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 비구상부문
▲ 2021 제29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NFT ART’상
▲ 2021 대한민국을 빛낸 10인 대상 ‘미술 아티스트 부문’ 수상
콜라보레이션
▲ SBS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 낙타그림
▲ Soul My Soul (서울시), 서울관광재단 빛초롱축제, 삼성전자, 대웅제약
▲ 뉴욕패션위크, 밀라노패션위크 (트리플루트 패션쇼) 외 다수
전시경력 및 활동이력
▲ 2013 홍콩 컨템포러리, 루브르 아트쇼핑 [루브르박물관, 파리]
▲ 2013 그랑팔레 앙데팡당전 [그랑팔레, 파리]
▲ 2019-22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홍보대사&초청작가, 마리나베이샌즈 싱가포르
▲ 2022 영국 왕실 초대작가 선정, 찰스3세 즉위 예술제_ 런던 랜드마크 아트센터 전시
▲ 2013- 2025 KIAF 키아프, 서울아트쇼 조형아트서울 외 다수
반갑습니다. 먼저 축하를 드리고 인터뷰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청담 포브갤러리에서 <Camel lia> 전시 오프닝이 있는 5월 20일이 바로 윤송아 작가님의 생일이고, 윤송아 작가님이 출연한 영화 <진범>이 넷플릭스 한국 영화부문 인기 순위 1위로 역주행을 했다는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예술가, 화가, 배우로서 국내와 국외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멀티 아트테이너’로 독자들에게 먼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윤송아 작가입니다. 서울 청담 포브 갤러리에서 저의 개인전 <Camel lia>로 여러분들을 모시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특별한 날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기대됩니다.
다음은 아트네이터 윤송아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 화가와 배우, 두 길을 동시에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많은 분들이 제가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저는 화가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어요. 어릴 적부터 그림이 생활의 일부였고, 전지에 그림을 그리고 일기처럼 남기곤 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전시를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 화가로 데뷔했습니다. 홍익대 회화과 재학 중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광고와 연기로 확장되었어요. 처음에는 본명 ‘민지선‘으로 화가 활동, ‘윤송아‘로 배우 활동을 했지만, 이후 두 영역이 시너지를 이루며 현재는 하나의 이름‘윤송아‘로 아트테이너, 멀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뉴욕·밀라노 패션위크 등 다양한 콜라보 작업을 하셨는데, 그 계기와 의미는?
A. 미술은 전시장 안에서만 머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패션, 스포츠, 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미술을 접목시키고 싶었죠. 야구 선수 류현진 씨와의 협업도 있었고, 삼성전자, 서울관광재단, 대웅제약 등과도 협업했어요. 미술이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더 넓은 접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멀티테이너‘ 또는 ‘멀티아티스트‘라고 소개합니다.
Q. 대표작 ‘꿈꾸는 낙타‘ 시리즈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완성한 작품이에요. 삶의 무게에 짓눌리던 순간, 주변을 보니 모두가 각자의 짐을 안고 살아가더라고요. 낙타는 그 무게를 지고도 묵묵히 사막을 걷는 존재죠. 혹은 고통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생명의 저장소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낙타가 제 작품 속 ‘페르소나‘로 자리잡게 됐어요. ‘꿈꾸는 낙타‘는 포기하고 싶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끝내 걸어가는 우리 모두를 상징합니다.
Q. 미술 시장과 예술 활동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A. 과거에 비해 미술 시장은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예전에는 미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누구든 의지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어요. 저는 미술을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콜라보 작업을 통해 미술을 생활 속으로 끌어오고 싶었어요. 특히 서울시 프로젝트 ‘SEOUL MY SOUL’에 참여하며 K-ART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아이돌뿐만 아니라 미술가들도 팬덤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Q. 연예인 화가로서 겪는 어려움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일부에서는 연예인 화가에 대해 편견을 가지는 시선도 있는 것 같아요. 쉽게 전시하고 쉽게 주목받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인지도를 통해 미술계에 더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화가 분들이 방송에도 더 많이 나오고, 대중과 소통하며 미술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Q. 영화 <진범>이 넷플릭스 한국영화 1위에 오르며 재조명되었어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A. 2019년에 개봉했을 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결국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다는 걸 느꼈어요. 역주행 소식에 저도 놀랐고,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Q. ‘Camel lia’ 전시 작품 중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코리안투데이] (왼쪽)장미별 낙타 & (오른쪽) 지구별 낙타 , 윤송아 작가 作 © 백창희 기자 |
A. ‘꿈꾸는 낙타‘ 시리즈는 모두 낙타가 눈을 감고 있어요. 눈을 감고 상상을 하면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어린 왕자‘에서 착안해 낙타 옆에 장미를 둔 작품도 있고,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콜라보한 적도 있어요. 그 작품에선 트라우마로 인해 도망가지 못하는 낙타를 표현했죠. 또한 ‘IN DREAMS’ 시리즈에선 현실보다 더 아름답게, 혹은 더 편안하게 낙타를 그렸어요. 혹의 크기도 줄이고, 때론 곰이나 기린 같은 다른 동물로 형상화되기도 했습니다.
Q. 앞으로의 예술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앞으로도 계속 미술을 할 생각이에요. 영원히 살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림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아트 디렉터로서 활동 영역을 확장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고요. 다양한 방식으로 아트를 새로운 세계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방송에서도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뵐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A. 저도 한때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자신이 없었고, 불안감도 컸어요. 하지만 결국엔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어요. 독자 여러분도 어떤 일이든 간에 처음 마음을 믿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길이 없어 보일지라도, 길은 반드시 열립니다. 자신을 의심하지 마시고, 꿈꾸는 삶을 멈추지 마세요. 저 역시 계속 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리안투데이] 청담 포브갤러리에서 윤송아 작가를 만나다. © 백창희 기자
윤송아 작가의 《Camel lia》는 고요히 사막을 걷는 낙타처럼, 말없이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꺼지지 않는 눈빛과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그녀의 예술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이자 단단한 용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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