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와 작별 인사, 그리고 GPT-4o와의 첫 만남

 

GPT-4가 은퇴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는 4월 30일부터 오픈AI는 챗GPT에서 GPT-4를 전면적으로 제외하고, 새로운 모델인 GPT-4o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불과 2년 전, 1억 달러가 넘는 비용으로 개발된 GPT-4는 멀티모달 기능을 최초로 탑재한 혁신적인 인공지능 모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글쓰기, 코딩, 수학 문제 풀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며, 사용자들의 든든한 도우미가 되어주었다.

 

이제 그 자리는 더욱 향상된 능력을 가진 GPT-4o가 대신하게 되었다. GPT-4o는 글쓰기, STEM 분야, 그리고 대화 흐름에 있어서 GPT-4보다 더 자연스럽고 똑똑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한다. 오픈AI는 GPT-4o 외에도 ‘GPT-4.1 미니’, ‘GPT-4.1 나노’, ‘o3’, ‘o4-미니’ 등의 다양한 모델들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기술의 다양성과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 그 이상이다. 우리가 익숙했던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하는 삶의 작은 전환점과 닮아 있다. GPT-4는 그저 기능만 뛰어난 도구가 아니었다. 많은 사용자들이 그와 함께 글을 쓰고, 고민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었다. 그래서인지 이별의 순간에 약간의 허전함과 아쉬움이 밀려온다.

 

 [코리안투데이]  GPT-4와 작별 (AI이미지) © 김민재 컬럼니스트

심리학에서는 이런 과정을 ‘트랜지션(transition)’이라 부른다. 새로운 환경으로 넘어가기 위해 기존의 것을 정리하고, 정서적인 이별을 준비하는 시기다. 기술과도 이런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인간적인 존재인지 보여준다. GPT-4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수고 많았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큰 의미가 있었다.”

 

한편, GPT-4는 저작권 논란이라는 그림자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뉴욕타임스 등과의 분쟁 속에서 오픈AI는 ‘공정 사용(fair use)’ 원칙을 주장하고 있지만, AI 기술이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기준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기술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인간의 삶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그렇기에 AI의 진화는 곧 우리 사회의 가치와 윤리를 함께 담아야 한다.

 

GPT-4o의 등장은 기술적으로는 반가운 진보다. 하지만 사용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또 다른 적응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인터페이스, 새로운 표현 방식, 더 높은 정확도와 응답성. 이 모든 변화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간의 피로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익숙해지는 것이다.

 

다행히 GPT-4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픈AI API를 통해 여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전환의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전략이다. 기술의 흐름을 따라가되,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GPT-4와의 작별은 단지 하나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기도 하다. 우리는 앞으로도 AI와 함께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더 많은 도전을 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술은 더욱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보완하는 존재가 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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