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떠난 MZ, 논밭으로 간 이유는?”

 

지난해 농촌을 향한 인구 이동이 3년 만에 반등하면서, 귀촌 가구 수와 인구가 각각 4.0%,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청년층의 귀농 참여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새로운 농업 인력의 변화 신호탄이 된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2024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귀촌 가구는 31만8,658가구, 인구는 42만2,78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인구이동이 전년 대비 2.5% 증가하면서 전체 귀촌 수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30대 귀촌 인구가 8.4%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귀촌 인구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3.4%로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 역시 20.2%로 높은 비중을 기록해, 농촌으로 향하는 MZ세대의 흐름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줬다.

 

 [코리안투데이] 귀농 청년 역대 최고치 보도자료 © 송현주 기자

귀촌인이 몰린 지역은 경기 화성, 충남 아산, 경기 남양주, 충북 청주, 경북 포항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과의 거리 접근성이 좋아 ‘반(半)농촌형 도시생활’을 원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귀촌 이유로는 직업(32.0%), 주택(26.6%), 가족(24.2%)이 주된 원인이었다.

 

반면, 귀농은 8,243가구, 인구 1만710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0%, 21.7% 감소했다. 이는 특히 그간 귀농을 주도해온 50대 이상 연령층의 참여율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통계에 따르면 50대 이상 귀농 가구는 6,191가구로 전년 대비 22.5% 감소했고, 전체 귀농 가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75.1%로 낮아졌다. 이는 고령층의 고용 시장 참여가 늘어나며, 농업 외 분야로의 진출이 늘어난 점과 맞물린 결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주목할 점은 30대 이하 청년 귀농인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2023년 30대 이하 귀농 가구는 1,076가구로 소폭 감소(△3.2%)했지만, 전체 귀농 가구 대비 비중은 1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한 청년농 육성 정책의 효과가 실제 통계로 반영된 사례로 풀이된다. 특히 2018년 이후 11.3%를 넘은 적 없었던 청년 귀농 비중이 2년 연속 증가해 구조적인 세대 전환이 농촌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귀농이 많은 지역은 경북 영천, 상주, 전남 해남, 고흥, 경북 의성 등이었다. 여전히 농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전통적인 농촌 지역에 청년들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귀농 전 출신지는 경기(21.9%), 서울(14.4%), 대구(7.9%) 순으로, 수도권에서 농촌으로 이동한 귀농인이 전체의 42.2%를 차지했다.

 

다만 귀농·귀촌 이후 도시로 되돌아가는 인구도 적지 않았다. 최근 5년 이내 귀농·귀촌한 224만 명 중 귀농인은 약 2,202명, 귀촌인은 약 19.1만 명이 도시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률이 각각 3.6%, 8.5%에 이르는 셈이다. 이는 농촌 정착의 어려움, 농업 진입 장벽, 지역사회 적응 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귀농·귀촌 정보를 종합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청년층의 유입을 위한 농촌 보금자리 조성,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귀농·귀촌을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나 ‘체류형 쉼터’와 같은 주소 이전 없는 농촌 체험형 정책의 확대로, 도시민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귀농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병행될 예정이다.

 

올해 국민 의식 조사에서도 ‘귀농·귀촌 의향 있음’ 응답 비율이 전년 대비 20.1%p나 상승해 57.3%에 달하면서, 국민 다수가 언젠가 농촌으로 향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결국 도시는 잠시의 터전, 농촌은 삶의 터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금, ‘농촌으로 가는 청년들’이 이끄는 농업의 미래에 기대가 모아진다.

 

[ 송현주 기자: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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