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전면 개편된 GPT-4.1 시리즈를 API 전용으로 출시하며, 코딩 실무 특화 AI 모델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이는 단순한 성능 지표를 넘어, 현업 개발자들과의 긴밀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설계된 최초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코리안투데이] 코딩 능력 벤치마크 결과 (사진출처=오픈AI) © 변아롱 기자 |
오픈AI는 14일(현지시간), GPT-4.1 및 ‘미니(mini)’, ‘나노(nano)’ 모델을 공개하고, 이들을 오픈AI API 전용 모델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모델들은 챗GPT 플랫폼에는 포함되지 않으며, 순수한 백엔드 API 활용에 집중된 구성을 갖췄다.
특히 GPT-4.1은 추론 기능이 없는 실용 특화 모델이다. 그 대신 100만 토큰이라는 초대형 컨텍스트 창(약 75만 단어 처리 가능)을 제공하며, 코드 문맥 이해, 대화 유지, 응답 포맷 유지 등 실무 코딩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오픈AI는 이번 모델에 대해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직접 돕는 AI”라고 강조했다. 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GPT-4.1은 ▲프런트엔드 코딩 대응력 ▲버그 테스트 자동화 ▲문서화 처리 ▲반복 편집 최소화 ▲정형 응답 형식 유지 등, 현업 개발자들이 실제 도구로 활용하고 싶은 모든 기능을 중심으로 튜닝됐다. 샘 알트먼 CEO도 X를 통해 “벤치마크 성적 이상으로, 개발자들이 만족스러워하는 실사용 결과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성능 면에서도 GPT-4.1은 이전 모델 대비 괄목할 만한 향상을 보였다. AI 코딩 능력을 가늠하는 SWE-bench Verified 벤치마크에서 54.6%를 기록하며, 이전 GPT-4o보다 21.4%포인트, 추론 모델인 o3-미니보다도 높은 성적을 올렸다. 다만 제미나이 2.5 프로(63.8%)와 클로드 3.7 소네트(62.3%)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그러나 GPT-4.1은 추론 기능 없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가볍고 빠른 코딩 전문 모델이라는 포지셔닝이 뚜렷하다.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도 변화는 두드러진다. GPT-4.1은 GPT-4o 대비 지연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API 사용 비용을 최대 83% 절감했다고 오픈AI는 밝혔다. 미니와 나노 모델은 성능은 다소 낮지만, 속도와 경제성 면에서 GPT-4o 미니보다도 우수한 효율을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GPT-4.1은 영상 이해력을 평가하는 Video-MME 테스트에서 ‘자막 없는 긴 영상’ 부문 정확도 72%를 기록하며 최고 성능을 달성했고, 멀티턴 대화 능력을 측정하는 MultiChallenge 테스트에서도 38.3%를 기록해 GPT-4o보다 10.5%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이번 GPT-4.1 출시는 단순한 모델 업그레이드를 넘어서, 오픈AI가 향후 출시할 소프트웨어 코딩 전용 AI 에이전트 기반을 다지는 단계로 해석된다. 샘 알트먼 CEO는 “이번 주 공개될 소식은 이것이 시작”이라며, 곧이어 추론 모델인 ‘o3’의 정식 버전과 경량화 모델 ‘o4-미니’도 이어서 출시될 것임을 예고했다.
GPT-4.1은 더 이상 ‘범용 대화형 AI’가 아니라,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을 위한 실용형 모델로 설계됐다.
AI 코딩 시대의 다음 장을 여는 것은, 성능보다도 개발자가 실제로 써보고 싶어 하는 도구인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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