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5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삶의 한조각 밑반찬 나눔’ 진행

부평5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삶의 한조각 밑반찬 나눔’ 진행

 

부평구 부평5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23일 취약계층을 위한 ‘삶의 한조각 밑반찬 나눔’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식품 지원을 넘어, 복지 서비스의 수혜자가 제공자로 전환되는 주민 주도형 선순환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문화 한접시, 삶의 한조각’에 참여했던 중장년 1인 여성 7명이 협의체 위원들과 한 팀을 이루어 밑반찬을 만들고, 또 다른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했다.

 

 [코리안투데이]  부평5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삶의 한조각 밑반찬 나눔’ 진행  © 임서진 기자

 

‘문화 한접시, 삶의 한조각’ 사업은 지난 2월부터 이번 달까지 운영되며 중장년 1인 여성들이 5가지 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체험하는 과정으로 설계됐다. 프로그램은 관계망 회복과 정서적 안정, 일상 리듬 회복을 목표로 진행됐고, 참여자들의 고립감을 낮추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 체험을 통해 형성된 소모임의 신뢰와 연대는 자연스럽게 ‘밑반찬 나눔’이라는 실천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문화 복지에서 생활 복지로 이어지는 통합형 접근의 효과를 보여준다.

 

이날 밑반찬 나눔은 계획·준비·조리·포장·전달의 전 과정을 주민이 주도하고 협의체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뉴는 조리 안정성과 영양 균형, 보관 용이성을 고려해 구성했다. 김자반·멸치볶음·어묵조림·채소나물 등 기본 반찬류를 중심으로, 소금·설탕 비중을 낮추고 알레르기 가능 성분을 점검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포장은 1~2인 가구 기준으로 소분해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라벨에는 조리일자·보관 방법·섭취 권장 기한을 명시했다. 전달 과정에서는 안부 확인과 생활 상담이 병행되어, 단순 물품 전달을 넘어 정서적 돌봄과 정보 연결의 창구로 기능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대상자는 “나도 도움이 필요해서 복지 혜택을 받았는데,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다시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뜻깊고 소중했다”고 말했다. 수혜 경험을 가진 주민이 제공자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자기 효능감의 회복은, 개인의 자존감 향상과 참여 지속성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신현란 협의체 위원장은 “참여자가 또 다른 복지 프로그램의 제공자로 나서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복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발언은 복지의 주체가 행정에서 주민으로 확장되는 변화의 흐름을 상징한다.

 

부평5동 협의체의 접근은 생활밀착형 복지의 교과서적 사례로 평가된다. 첫째, 문화 경험을 통해 신뢰 기반을 만들고, 둘째, 소규모 실천(밑반찬 나눔)으로 참여 문턱을 낮추며, 셋째, 관계 돌봄과 정보 연계를 결합해 복지 체감도를 높인다.

 

중장년 1인 여성이라는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맞춤 설계를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사·돌봄 부담의 변화, 경력 단절, 건강·정서 이슈 등 복합 과제를 가진 집단에 대해, 문화·영양·정서 지원을 단계적으로 묶어 제공함으로써 개별 욕구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현장 운영은 안전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했다. 식자재는 당일 구매와 냉장 보관 원칙을 지켰고, 조리 전 손 소독·도마 칼 분리·가열 온도 준수 등 기본 수칙을 적용했다. 특히 단백질 식재료는 중심온도 기준을 확인해 식중독 위험을 차단했다. 포장재는 친환경 소재를 우선 사용하되, 내용물 특성에 따라 누수 방지 용기를 병행해 배달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동 동선은 냉장 보관이 필요한 품목의 시간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이번 나눔이 갖는 함의는 세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 복지의 선순환이다. 수혜에서 제공으로의 전환은 재정 투입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사회 신뢰 자본을 축적한다. 둘째, 여성 주민의 역량 강화다. 문화 체험을 넘어 조리·기획·협업·소통 역량을 실습하며 지역 활동의 주체로 성장한다. 셋째, 고립 완화다.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사회적 접촉이 늘어나고, 안부 확인과 연동되며 정서적 안전망이 촘촘해진다.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언도 뒤따른다. 정기 모임화를 통해 월 1회 밑반찬 데이를 운영하고, 계절·건강 테마(저염·당뇨식·연식) 메뉴를 개발하면 수혜자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동 행정복지센터, 방문보건,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대상자 발굴과 중복 지원 점검을 체계화하고, 참여자 교육(위생·영양·안전)을 정례화하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로컬 상점·시장과의 식자재 후원, 포장재 공동구매, 배달 동선 자원봉사 연계 등 민관 네트워크를 확대하면 비용과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화 한접시, 삶의 한조각’은 사업 종료 시점까지 5개의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대상자의 고립감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독서·공예·요리·운동·지역문화 탐방 등 생활 친화적 콘텐츠를 통해 일과 삶의 리듬을 회복하도록 돕고,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자조모임이 유지되도록 후속 커뮤니티를 연결했다. 이러한 설계는 단발성 지원이 아닌 관계 기반의 지속형 복지로 이어지는 관문 역할을 했다.

 

이번 ‘삶의 한조각 밑반찬 나눔’은 부평5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추구해 온 주민 주도 복지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밑반찬 몇 가지가 전하는 건기보다 더 큰 메시지는, 이웃과 이웃이 서로의 일상을 지지하고 연결하는 지역 공동체의 힘이다. 한 사람의 참여가 또 다른 사람의 식탁을 채우고, 그 감사가 다시 참여로 돌아오는 순환이 이어질 때, 동네의 복지 체감은 수치 이상의 온도로 올라간다.

 

부평구 차원에서의 지원이 더해지면 모델의 확산 속도는 빨라진다. 소규모 예산의 마중물, 공간 대관의 안정성, 홍보 채널의 일원화, 성과 데이터의 체계적 축적이 맞물리면, 타 동으로의 확장과 타 사업과의 결합(예: 독거어르신 안부확인, 건강식 레시피 북 제작, 반찬 공유 냉장고 운영)도 현실적 대안이 된다. 주민이 기획하고 행정이 뒷받침하는 구조에서, 복지는 더 가까워지고 더 오래간다.

 

부평5동의 이번 실천은 ‘작지만 단단한 복지’의 현장 교본이다. 참여자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한 조각의 반찬이 누군가의 저녁을 바꾸고, 작은 변화가 큰 신뢰로 이어진다. 나눔의 온기가 이웃의 삶을 덥히고, 그 온기가 다시 공동체를 움직이는 힘이 되는 선순환. 부평5동은 그 선순환의 한복판에서, 주민과 함께 다음 한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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