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일이다. 새 학교로 발령받고 새로운 길을 찾아 다니던 중이었다. 운전면허시험장을 지나왔다. 문득 운전면허를 딸 때가 생각났다. 운전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나중을 생각해서 운전면허증을 따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이왕이면 봉고도 몰 수 있도록 1종에 도전했다. 1차 필기시험을 보던 날 눈이 굉장히 많이 왔다. 그렇지 않아도 떨리는데 눈까지 와서 거북이 걸음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많이 떨었다. 객관식 시험이라 문제집만 많이 풀어보고 외웠다. 정답이 있는 문제이기에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되었다. 모르는 용어도 무조건 외웠다. 아무리 준비를 했어도 시험은 떨리기 마련인지라 시험지를 마주하니 떨렸다. 다행히 한 개만 틀려 무사히 통과했다.
2차 실기시험을 보았다. 나는 평소 운동신경도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름 운동신경도 있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2차 시험은 한 번에 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험차량에 올라탔다. T자도 S자도 무난히 통과했다. 신호도 잘 지켰다. 돌발도 무사히 통과했다. 그런데 언덕에서 미끄러졌다. 기아를 잘 못 넣었는지. 그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창피했다. 빨리 내리고 싶었다. 결국 두 번만에 합격했다. 처음 실수했던 경험을 되살려 많이 연습했기 때문에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운전면허증을 따고 처음 차를 몰고 갔을 때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옆에서 남편이 운전은 기능이라고, 자꾸 하면 된다는 말에 자신감을 얻었었다. 초보시절 다른 차 앞으로 어떻게 끼어들어야 할지 불안했다. 끼어들지 못하니 할 수없이 크게 돌아갔다. 그러나 지금은 깜빡이 넣어 나의 의사를 표시한 후 여유있게 들어간다. 처음에는 어떻게 주유구를 열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셀프주유소에서 주유도 잘 한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 엄부모가 되어 아이를 보며 난감했다.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 할지, 어떻게 우유를 먹여야 할지, 어떻게 옷을 입혀야 할지, 어떻게 목욕을 시켜야 할지······. 하나도 몰랐다. 육아책을 늘 머리맡에 두고 찾아서 공부했다. 엄마와 시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따라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능숙하게 해냈다. 공부하면 해결되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아이를 양육한다. 기기를 사거나 처음 새로운 것을 만나면 공부해야 한다. 더구나 귀한 나의 아이를 양육하는데 공부하지 않고 양육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누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지 말고 나의 아이를 살펴가며 나의 아이 성향에 맞추어 양육해야 한다. 아이들은 옆집아이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