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수소경제와 도시 재생을 결합한 미래형 수소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월 1일,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제7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수소도시 2.0 추진전략’이 논의됐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기존의 시범사업을 확장하고 전국적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여 도시와 에너지의 결합을 통한 청정도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도시는 교통, 산업, 주거 등 도시 전반에 걸쳐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도시로 변화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울산, 전주·완주, 안산을 수소 시범도시로 지정하고, 이들 도시에서 수소 에너지를 주요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시범사업을 통해 울산은 하루 3.9톤의 수소를 생산해 수소버스를 운행하고, 일부 공동주택에 수소 연료를 제공하여 연간 7,200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했다. 안산과 전주·완주 역시 수소 기반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를 확장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수소 시범도시 사업이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일부 영역에서만 수소가 활용되는 제한점과 기술적 한계는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었다.
[코리안투데이] 수소도시2.0 추진전략 12대 수소도시 조성 © 현승민 기자 |
수소도시 2.0 추진전략은 이러한 기존의 시범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에너지를 도시 전반에 걸쳐 확장하여 생활권 단위가 아닌 도시 단위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소도시는 교통, 산업,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소를 활용할 수 있는 포괄적 도시 모델로 발전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블루 수소와 그린 수소 등 친환경 수소의 생산을 대폭 늘리고, 수소를 저장하고 이동시키기 위한 배관 인프라를 도시 전역에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각 도시에는 통합안전운영센터가 설치되며, 수소가 도시 곳곳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소도시 2.0 추진전략에는 수소 기반 모빌리티 인프라 확대도 포함된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수소트램, 상용차,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과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여 도시 내 교통수단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트램과 상용차가 도입되면 기존의 화석연료 중심의 교통수단에서 벗어나 도시 내의 모든 이동이 수소 에너지원으로 운영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수소도시는 이동 수단의 대전환을 이끌며, 청정 에너지와 도시의 통합적 성장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수소도시 2.0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총 12개의 수소도시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들 도시는 각각의 지역 특성에 맞춘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2023년에는 평택, 남양주, 당진, 보령, 광양, 포항에서 수소도시 사업이 시작되었고, 2024년에는 양주, 부안, 광주 동구가 추가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울진, 서산, 울산이 포함되면서 전국적으로 총 12개 도시가 수소도시로 지정된다. 각 도시는 고유의 수소 자원을 활용해 지역에 특화된 수소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수소도시로 지정된 도시들은 정부 지원을 통해 공동주택 및 공공기관에 수소 연료 전지와 수소 배관을 설치하고, 공공교통으로는 수소버스와 수소차량을 도입하게 된다.
또한 이번 추진전략은 수소도시 모델을 해외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수소 도시 패키지 모델을 통해 한국형 수소도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하며, 다양한 기후와 환경에서도 실증 가능한 수소 도시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수소도시 모델은 국제적으로 수출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K-수소도시 패키지를 소개하여 한국의 수소도시 기술을 홍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갈 예정이다.
한편, 수소도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정부는 수소도시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수소도시 조성을 위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여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들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이러한 협력을 통해 수소도시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전한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진현환 제1차관은 “수소 시범도시 사업으로 약 75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환경 개선 효과를 거두었으며, 쾌적한 생활 환경과 에너지 비용 절감,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수소도시 조성을 통해 국민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청정에너지를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소도시 2.0 추진전략은 도시를 에너지와 결합된 미래형 생태계로 탈바꿈시키며, 수소경제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의 도시는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는 선도적인 청정에너지 기반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