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우리나라 최초로 귀어인을 위한 ‘귀어타운’을 조성하며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충남도는 12일 서산시 지곡면 중리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 국내 첫 귀어타운인 ‘충남 귀어타운하우스’의 준공식을 열고 귀어인들이 안정적으로 어촌 생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충남 귀어타운하우스 준공식 모습. © 신기순 기자 |
준공식에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와 이완섭 서산시장, 귀어인, 지역 주민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 보고, 현판식, 테이프 커팅, 귀어타운 시찰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에 문을 연 귀어타운은 어촌에 새롭게 정착하려는 도시민의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어촌과 어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서산 중왕어촌체험휴양마을에 마련됐다.
귀어타운에는 농막 형태의 이동식 주택 14채가 설치됐다. 주택은 33㎡ 규모 복층형 11동과 26.4㎡ 규모 원룸형 3동으로 구성되며, 각 주택에는 화장실과 기본 가전제품이 마련돼 있어 입주자들은 개인 생활용품만 준비하면 생활할 수 있다. 입주 비용은 보증금 없이 복층형 월 45만 원, 원룸형 월 30만 원으로, 계약 기간은 6개월에서 1년까지 가능하다.
현재 귀어타운에 입주한 14세대는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강원, 경남 등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서 귀어를 결심한 이들로 구성됐으며, 세대주는 주로 40∼60대 연령층이다. 이들은 이미 중왕리어촌계와 지역 수협에 가입해 어로 활동에 참여 중이며, 다음 달부터는 중왕리어촌계의 감태 가공 공장 작업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전형식 정무부지사는 준공식에서 “현재 어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새로운 인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귀어인들이 어촌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충남도는 전국 최초로 단지 형태의 귀어타운을 조성하고, 어촌 일자리 연계 등을 통해 귀어인이 안정적으로 어촌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맞춤형 교육과 지원센터 운영, 창업 및 주택 융자 지원 등을 통해 귀어인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남도는 이번 귀어타운을 시작으로 귀어인을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서산 팔봉면 호리 지역에 4개 동의 추가 귀어타운하우스를 조성하고 있으며, 내년 6월에는 태안 원북면 황촌리에 5개 동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 귀어타운하우스 조성은 충남도가 ‘귀어 1번지’로서의 위상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사업으로, 앞으로 어촌 인구 증대와 어촌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중왕리어촌계는 현재 98명의 어촌계원이 감태, 낙지, 바지락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어촌 소득 2400만 원, 어업 외 소득 1950만 원을 올리고 있다. 중왕리어촌계가 운영하는 감태 가공 공장은 연 매출 15억 원에 달하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78세 이상 주민에게 월 1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충남도는 귀어타운과 같은 종합적인 귀어 지원 정책을 통해 귀어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한편, 청년 귀어인을 유도해 충남 어촌의 활력 회복과 발전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