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마침표

나는 누구인가. 이 짧고 단순한 물음은 살아온 세월보다 더 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사람들은 종종 이 질문 앞에서 머뭇거린다. 삶의 방향을 묻는 지도 같기도 하고, 존재의 뿌리를 되짚는 뿌리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삶의 끝자락에서 이 질문을 다시 꺼내 들었다. 나는 누구였는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은 무엇이었으며, 무엇을 지키려 애쓰며 살아왔는가. 수많은 역할과 이름, 타인의 기대 속에서 나답게 살았던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나는 오랫동안 가족의 일원으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때로는 선생님으로, 때로는 엄마로, 누군가의 조력자로 살아가며 내 감정과 생각은 점점 뒤로 밀려났다.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이해심 많은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나는 내 안의 소리를 참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걸음을 멈춘 자리에서 조용히 나를 마주하게 된다. 나는 정말 나다운 삶을 살았는가. 아니면 누구의 시선과 기대에 맞춰 만들어진 ‘좋은 사람’이었을 뿐인가.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마침표

하루를 돌아보며 나는 내가 정말 편안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웃을 수 있었던 때, 내가 나로서 존재했던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던 때. 그 짧은 순간들이 내 삶을 지탱해준 진짜 시간이었다는 걸 이제서야 알겠다. 언제부터인가 거울 속 나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웃고 있지만 지쳐 있었고, 말하고 있지만 내 안의 고요함은 사라져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남을 돌보느라 나를 돌보지 못했고, 타인을 위로하면서도 내 마음은 자주 방치되어 있었다. 이제는 다르게 살아가고 싶다. 남은 시간만큼은 나 자신에게도 정직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나는 매일 나에게 질문을 던지려 한다. 오늘 하루도 너답게 살았니? 이 질문 하나가 삶을 조금씩 바꿔간다. 어제를 후회하기보다 오늘에 집중하고, 내 마음을 귀하게 여기며 하루를 채우는 삶. 그것이 내가 지금 이 순간 다시 선택하고 싶은 삶의 방향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정의하지 않기로 한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나를 끝까지 지켜준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그 소중한 나를 믿고, 나답게 살아가며 이 삶의 마지막 문장을 정성스럽게 써 내려가고 싶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용히 걸어간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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