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향한 고독한 항해, 기자의 이름으로

 

기자는 시대의 눈이며, 진실의 목소리다. 서울의 한 언덕 위에 자리한 ‘딜쿠샤’는 바로 그 사명을 온몸으로 증명한 한 기자의 흔적이다. 앨버트 테일러. 그는 외국인이었지만 조선의 진실을 알리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용기 있는 이방인이었다. 1919년, 조선의 독립을 외치는 3·1운동의 소식을 세계에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감금되었고, 결국 조국으로 강제 추방되었다. 그가 택한 것은 편안한 삶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고통의 항해였다.

 

 [코리안투데이]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딜쿠샤) © 임승탁 기자

기자는 때로 외로운 존재다. 권력과 맞서야 하고, 다수가 외면하는 진실을 파고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 외로움 속에서 진실은 빛을 발한다. 앨버트 테일러가 그랬듯, 기자는 시대의 거짓에 맞서 진실을 기록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린다. 그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역사의 비극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다. 진실은 때로 고통스럽고 외롭지만, 그런 진실을 기록하는 것이야말로 기자의 존재 이유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많다고 해서 진실이 많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자의 사명은 더욱 절실해졌다. 왜곡과 선동, 자극과 허위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고, 그것을 세상에 전달하는 이가 필요하다. 기자는 세상의 균형을 잡는 최후의 방파제다.

 

딜쿠샤는 더 이상 낯선 외국인의 옛집이 아니다. 그것은 진실을 좇은 한 기자의 용기와 양심이 깃든 장소다. 테일러가 생을 마감한 지 오래지만, 그가 지키려 했던 진실은 오늘날 우리의 저널리즘 정신 속에 살아 숨쉰다. 기자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기사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 앞에 진실을 말할 용기를 가진 사람,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사람, 바로 그런 이들이 기자다.

 

 

 

기자라는 이름은 사명이다. 그리고 사명은 살아 있는 한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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