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1탄] 10. 아이의 첫 학교는 ‘부모의 마음’에서 시작

[부모교육 1탄] 10. 아이의 첫 학교는 ‘부모의 마음’에서 시작

부모는 아이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더 많은 상황을 상상하고, 더 많은 가능성을 예측하기 때문에 마음이 먼저 흔들리기 쉽다. 입학 초기에는 아이의 표정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친구 관계 변화에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작은 실수도 큰 문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러한 마음의 진동은 부모의 부족함이 아니라 사랑이 만든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누구라도 처음 초등 입학을 맞이하면 겪게 되는 당연한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 자체가 아니라 그 흔들림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지이며, 부모가 스스로 중심을 찾지 못한 상태로 아이를 바라보면 아이는 상황보다 부모의 감정에 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부모는 먼저 자신의 흔들림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고, 그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정의 정리, 생각의 정리, 호흡의 정리라는 세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첫 번째 단계인 감정의 정리는 지금 내가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를 조용히 바라보며 “내가 이 상황에서 불안한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과정이다.
두 번째 단계인 생각의 정리는 ‘혹시 이런 일이 생기면?’이라는 과한 상상이나 ‘다른 아이들은 잘하는데…’라는 비교를 멈추고, 지금 실제로 일어난 일만을 바라보는 연습이다.
세 번째 단계인 호흡의 정리는 긴장을 푸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천천히 길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안정되기 시작한다.

이 세 가지 과정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 부모들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실전 방법이며, 그 효과는 여러 상황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사례를 들면, 한 아이가 입학 첫 주 내내 하교 시간마다 울음을 터뜨려 부모가 크게 흔들렸던 경우가 있었다. 부모는 “혹시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상상 속에서 더 불안해졌고, 아이는 부모의 표정을 보고 더 크게 울었다. 그 부모가 마음을 다잡기 위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사실만 바라보는 연습을 하며, 하교 직전 30초 호흡을 실천하자 아이는 일주일 만에 울음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부모의 안정이 아이의 감정을 바꾼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또 다른 사례로, 친구 문제로 속상해하며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부모가 불안한 표정으로 “무슨 일 있었어? 누가 그랬어?”라고 몰아붙이듯 물어보면서 상황이 더 악화된 경우도 있었다. 아이는 질문이 쏟아지는 순간 더 위축되었고, 부모는 아이의 반응 때문에 더 불안해졌다. 그러나 부모가 ‘한 발 물러서서 듣기만 하는 태도’를 연습하고, 생각을 단순하게 정리하며 “속상했구나, 말하고 싶을 때 말해도 돼”라고만 건네자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다음 날 친구와 자연스럽게 다시 어울리게 되었다. 부모의 태도가 상황을 해결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례는 숙제를 하기 싫다고 울며 버티던 아이와 부모의 이야기다. 부모는 처음에는 ‘지금 안 하면 큰일 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조급했고, 그 조급함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러나 부모가 자신의 호흡을 먼저 고르고, 감정의 긴장을 풀고, “우선 3분만 쉬어보자”라고 말했을 때 아이는 울음을 멈추고 다시 책상으로 돌아갔다. 부모가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할 때 아이의 저항도 함께 줄어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처럼 부모의 흔들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경험이지만 그 순간마다 감정과 생각과 호흡을 정리하는 작은 연습을 반복하면 안정은 반드시 찾아온다. 불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다루는 힘이 생기는 것이고, 그 힘이 아이의 하루를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 부모의 마음이 잔잔해질 때 아이는 상황을 더 건강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속도로 성장할 용기를 갖게 되며, 결국 부모와 아이 모두가 편안한 흐름 안에서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

초등 입학은 아이의 새로운 시작이면서, 부모의 새로운 여정이기도 하다. 이 책을 천천히 따라오며 부모는 아이만 바라보던 시선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불안했고, 누구보다 아이를 지켜주고 싶어서 흔들렸던 마음들은 사실 모든 부모가 한 번쯤 지나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부모의 마음은 흔들릴 수 있지만, 부모의 사랑은 단단하다. 그리고 그 단단함은 아이에게 가장 큰 안전이 된다.

학교는 아이가 사회를 배우는 첫 공간이지만 부모에게도 새로운 세상을 여는 문이 된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선생님과 함께 아이를 키워갈 방법을 배우고, 아이의 작은 성장을 발견하며 하루를 다시 바라보는 과정 모두가 부모를 한층 더 깊고 따뜻한 사람으로 바꾼다. 아이의 성장은 부모의 성장 속도와 함께 움직인다. 부모가 안정되면 아이는 그 마음 위에 자신의 세상을 쌓을 수 있다.

앞으로 학교생활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길 것이다. 어떤 날은 아이가 활짝 웃을 것이고, 어떤 날은 말없이 방에 들어갈 수도 있다. 어떤 날은 친구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주고, 어떤 날은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이 책에서 배운 것처럼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조급함이 아닌 기다림으로 아이를 바라본다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아이는 흔들리기보다 성장하게 될 것이다.

부모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이가 걸어가는 길을 믿어주는 마음, 잠시 흔들릴 때 옆에서 등을 가볍게 받쳐주는 마음, 그리고 아이가 천천히 자라는 속도에 맞춰 걸어주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아이의 첫 학교는 부모의 두려움에서 시작되지 않고, 부모의 따뜻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이 책을 닫는 지금, 당신의 마음이 조금 더 가벼워지고 아이의 내일이 더 밝게 느껴지길 바란다. 당신의 아이는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좋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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