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1탄] 9.부모의 마인드셋

불안을 설렘으로 바꾸는 방법

초등 입학을 앞두고 부모가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마음이다. 어떤 부모는 새 학기의 문 앞에서 아이보다 더 긴장하고, 어떤 부모는 들뜨는 아이를 보며 마음 한편이 무겁다. 하지만 불안은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부모가 느끼는 두려움은 아이의 실패가 아니라 아이의 행복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부모의 불안은 부끄러운 마음이 아니라, 올바르게 다루면 아이의 성장에 가장 큰 힘이 되는 자원이다. 이 장에서는 부모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안을 설렘으로 바꾸는 마인드셋을 차분하게 정리한다.

불안을 다루는 기본 공식

부모가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불안은 나의 감정이지 아이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아이의 적응 속도나 하루의 분위기는 부모가 기대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날은 웃으며 오고, 어떤 날은 울며 오고, 어떤 날은 아무 말 없이 가방만 내려놓기도 한다.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 앞에서 부모는 쉽게 흔들리지만, 사실 이런 변화는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흐름이다. 아이의 감정 파동을 부모가 지나치게 해석하거나 걱정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보다 부모의 반응을 더 의식하게 된다. 부모가 “그럴 수도 있어”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마음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아이의 적응은 부모의 통제가 아니라 부모의 신뢰에서 시작된다.

두 번째 마인드셋은 ‘부모는 해결자가 아니라 지지자’라는 점이다.
아이의 문제를 바로 해결해주려는 마음은 사랑이지만, 해결은 때로 아이의 성장을 막기도 한다. 학교생활에서 작은 갈등과 실수는 아이의 내면을 키우는 소중한 자원이다. 아이가 울었다고 해서 바로 달려가고, 친구 문제를 듣자마자 개입하는 것은 아이를 보호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이의 회복력을 키울 기회를 뺏는 셈이다. 부모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감정의 등을 받쳐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랬구나, 네가 느낀 감정은 소중해. 엄마는 네 편이야.” 이 문장은 아이의 마음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세 번째 마인드셋은 ‘기대보다 과정에 시선을 두는 것’이다.
부모가 “적응 잘할까?”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내려다보면 불안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오늘 하루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왔을까?”라는 시선으로 바꿔보면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단 한 번의 경험이 아이를 조금씩 자라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입학 후 첫 한 달은 아이가 ‘학교라는 사회’를 경험하는 시간이다. 새로운 규칙을 배우고, 낯선 친구에게 다가가보고, 가끔 울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도 가진다. 이 과정 전체가 적응이며, 부모는 결과가 아니라 흐름을 바라봐야 아이의 성장을 더 크게 느낀다.

네 번째 마인드셋은 ‘비교하지 않는 마음’이다.
부모는 의도치 않게 다른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비교하며 불안을 키운다.
“저 아이는 벌써 한글을 다 떼었다는데…”
“저 친구는 잘만 지내던데 우리 아이는 왜 울까?”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보면, 적응의 속도는 선행이나 사교성보다 ‘정서적 안정’에 따라 결정된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더디게 시작해도 결국 크게 성장하고, 정서가 불안정한 아이는 아무리 빠르게 출발해도 중간에 흔들리기 쉽다. 부모가 아이의 속도에 시선을 맞추고 비교를 놓는 순간, 아이는 자신의 속도로 편안하게 걸어갈 수 있다.

다섯 번째 마인드셋은 ‘학교는 함께 키우는 공간’이라는 관점이다.
학교는 아이를 평가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체다. 부모가 교사를 신뢰하고 교사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때, 아이는 두 사람의 따뜻한 시선 사이에서 놀랍도록 안정된다. 학교를 두려움의 장소로 바라보면 부모와 아이 모두 긴장하지만, 학교가 “아이를 함께 키워주는 공간”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부모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편안해진다. 부모와 교사의 관계가 안정될 때 아이의 적응력은 두 배로 강해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마인드셋은
‘부모의 안정이 아이의 미래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이다.
부모가 흔들릴 때 아이는 세상이 불안해 보이고, 부모가 침착할 때 아이는 세상이 안전해 보인다. 아이의 첫 학교생활은 부모의 감정 한 줄기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미안해하며 배우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부모다. 부모의 안정은 태어날 때부터 있는 성향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습관 같은 것이다.

부모가 오늘 조금 더 안정되고,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조금 더 믿어주어야 한다. 그런 순간 아이의 내면에는 ‘나는 잘할 수 있어’라는 긍정성이 단단히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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