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아이의 뇌 속에 숨겨진 4가지 비밀 지도
“우리 애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럴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드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뇌과학자의 눈으로 보면 이것은 유전의 문제라기보다 ‘뇌의 편향성(Brain Dominance)’ 문제입니다. 사람마다 오른손잡이가 있고 왼손잡이가 있듯이, 뇌도 더 편하게 느끼고 주로 사용하는 영역이 따로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의 머릿속에 숨겨진 ‘4가지 비밀 지도’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정보를 받아들이고(Input), 처리하고(Process), 표현하는(Output) 방식은 이 지도가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신 뇌과학 이론을 종합해보면, 아이들의 뇌 성향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째, 전두엽형(Frontal Lobe Type)입니다.
이 유형은 ‘CEO형’이라고도 부릅니다. 뇌의 사령탑인 전두엽이 발달해 계획을 세우고 논리적으로 따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책은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둘째, 후두엽형(Occipital Lobe Type)입니다.
‘예술가형’입니다.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이 예민하여 글자보다 이미지, 색채, 공간감에 먼저 반응합니다. 이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머릿속으로 영화를 찍습니다. 흑백 논리보다는 다채로운 상상력을 즐깁니다.

셋째, 편도체형(Amygdala Type)입니다.
‘힐러형’ 혹은 ‘공감형’입니다. 감정의 중추인 편도체가 발달해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고 관계를 중요시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독서는 작가나 주인공과의 ‘대화’입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넷째, 해마형(Hippocampus Type)입니다.
‘탐구자형’입니다. 기억의 저장소인 해마가 활발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존 지식과 연결하는 것을 즐깁니다. “왜요?”라는 질문을 달고 살며,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덕후 기질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4가지 유형에 우열은 없다는 점입니다. 단지 ‘다름’이 있을 뿐입니다. 전두엽형 아이에게 감성 에세이를 강요하거나, 후두엽형 아이에게 글자만 가득한 고전을 들이미는 것은 아이의 뇌가 가진 강점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이제 부모님이 해야 할 일은 관찰입니다. 우리 아이가 평소에 어떤 말버릇을 가지고 있는지, 쉴 때 무엇을 하는지, 숙제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살펴보면 아이의 뇌 지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2. [자가진단] 우리 아이는 어떤 유형일까?
다음의 체크리스트는 아이의 평소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주된 뇌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체크해 보거나, 부모님이 아이를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많이 체크된 항목이 아이의 ‘1순위 뇌 성향’입니다.
TYPE A. 전두엽형 (목표와 논리의 CEO)
□ “그래서 결론이 뭐야?”, “이거 왜 해야 돼?”라는 말을 자주 한다.
□ 계획을 세우거나 순서를 정하는 것을 좋아한다.
□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약속했잖아”라고 논리적으로 따질 때 설득이 잘 된다.
□ 승부욕이 강하고 목표가 생기면 무섭게 집중한다.
□ 책을 읽을 때 목차부터 훑어보거나, 얼마나 읽어야 끝나는지 확인한다.
□ 억울한 일이 생기면 조목조목 따진다.
TYPE B. 후두엽형 (이미지와 상상의 예술가)
□ “우와, 이거 봐봐!”, “이거 진짜 예쁘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 글씨를 쓸 때 색깔 펜을 사용하거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 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딴생각(공상)에 잘 빠진다.
□ 책을 고를 때 표지 디자인이나 삽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 설명서 글을 읽기보다 그림이나 도표를 먼저 본다.
□ 상황을 설명할 때 “그거 있잖아, 슝 하고 팍 터지는 거”라며 의성어/의태어를 많이 쓴다.
TYPE C. 편도체형 (공감과 소통의 힐러)
□ “나 속상해”, “쟤 불쌍해” 같은 감정 표현을 자주 한다.
□ 친구 관계나 부모님의 기분에 아주 민감하다.
□ 혼자 있는 것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 책을 읽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면 눈물을 흘리거나 주인공 욕을 한다.
□ 칭찬을 받으면 신나서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 야단을 맞으면 내용보다 부모님의 무서운 표정이나 말투에 더 상처받는다.
TYPE D. 해마형 (기억과 지식의 탐구자)
□ “공룡은 왜 멸종했어요?”, “우주는 얼마나 커요?” 등 호기심 어린 질문이 많다.
□ 한 가지 주제(예: 자동차, 곤충, 역사 등)에 꽂히면 그것만 파고든다.
□ 자신이 아는 지식을 남들에게 설명하거나 자랑하는 것을 좋아한다.
□ 옛날에 있었던 일이나 사소한 정보를 기가 막히게 기억한다.
□ 이야기책보다 도감, 백과사전, ‘Why’ 시리즈 같은 책을 더 좋아한다.
□ “책에 그렇게 써 있었어”라며 팩트(사실)를 중요하게 여긴다.
진단 결과가 나왔나요? 물론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이 성향들이 섞이기도 하고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아이가 가장 편안해하고 강점으로 사용하는 ‘제1의 엔진’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독서 교육의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진단지는 뒤 부록을 확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