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둘러싼 시민의 기대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기다림의 질’과 ‘생활 편의’로 확장되고 있다. 버스 도착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지, 한겨울 정류장에서 몸을 녹일 최소한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주민 일상에 직결되는 문제다. 이런 가운데 양천구가 마을버스 정보안내단말기(BIT)와 버스정류소 온열의자 관리체계를 동시에 손질하며 생활형 교통 인프라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양천구 마을버스 정류소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 (사진=양천구청) |
양천구는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높이고 주민 불편에 보다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마을버스 정보안내단말기 관리주체를 일원화하고, 관내 버스정류소 온열의자에 대한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버스정류소 기반 시설을 보다 체계적으로 유지·관리하고, 고장이나 이상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행정 개선의 일환이다.
우선 마을버스 정보안내단말기(BIT) 운영체계가 전면 정비된다. 현재 양천구 관내 마을버스 정류소에는 총 55대의 BIT가 설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42대는 구가 직접 설치·관리해 왔고, 나머지 13대는 서울시와 마을버스 조합 간 협약에 따라 조합이 설치·운영해왔다. 그러나 이원화된 관리 구조로 인해 일부 단말기의 노후화 대응이나 고장 수리 과정이 지연되면서 주민 불편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양천구는 마을버스 조합이 관리하던 13대 BIT에 대해서도 구가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관리주체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고장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신속한 점검과 정비가 가능하도록 대응 체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노후되거나 장애가 잦은 단말기부터 순차적으로 정비를 진행해 실시간 도착 정보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버스정류소 온열의자에 대한 관리 방식도 대폭 개선된다. 양천구는 관내 198개 버스정류소에 설치된 온열의자에 대해 작동 여부 점검을 이미 완료했으며, 연내 모든 온열의자를 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할 예정이다.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각 정류소 온열의자의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온도와 운영 시간도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현장 점검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장애 발생 여부를 즉각 파악하고,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 특히 한파 기간 온열의자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던 민원이 줄어들고, 시설 운영의 효율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천구는 이미 마을버스 정류소 환경 개선에 있어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모든 마을버스 정류소에 정보안내단말기(BIT)를 설치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며 마을버스 이용 편의를 크게 끌어올린 바 있다. 이번 관리체계 개선은 그 성과를 유지·확장하기 위한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천구는 앞으로도 민원 발생 이후의 사후 대응이 아니라,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최소화하는 예방 중심의 교통 행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류소 시설은 소규모 장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주민의 체감 만족도와 안전, 교통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대중교통은 주민의 발이자 일상으로, 작은 불편 하나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관리체계 개선을 통해 버스정류소 이용 환경을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들고, 유지보수 역량을 강화해 주민 불편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천구의 이번 조치는 교통 인프라를 ‘설치’에서 끝내지 않고 ‘관리의 질’까지 행정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시간 정보와 따뜻한 대기 공간이라는 기본적인 요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 행정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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