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아······. 시험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시간이 얼마 없는데······.’
‘공부할 것이 너무 많은데 언제 하지?’
‘요즘 왜 이리 일이 많이 터지지?’
‘언제 공부하지?’

최근 자격증 시험을 보아야 할 일이 있었다. 너무나도 공부할 양이 많은데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다. 퇴근하고 공부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생겼다. 늦게까지 협의하고 일을 해결하다보니 퇴근 시간이 늦어졌다. 공부할 시간이 너무 없었다. 고민하다가 공부법에 대한 책을 찾으러 서점에 갔다. 공부법과 관련된 많은 책 중에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이운규 변호사의 《나는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이다.
책 표지에 ‘26살, 9개월 만에 사법시험을 패스한 이운규 변호사의 패턴 공부법’이라고 쓰여 있었다. 저자의 “시험 합격은 하나의 관문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꿈은 그 너머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수년을 공부해도 어려운 그 시험을 9개월만에 합격하다니 정말 대단했다. 어떤 공부법인지 궁금하여 책을 집어 들었다.

이운규 변호사는 구독자 12만 명의 유튜버다. 본인의 경험담을 활용하여 공부법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본인을 소개하는 부분이었다. 법조인의 꿈을 키워 법학과에 들어갔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때부터 빠졌던 게임을 끊지 못했다. 위태로운 대학 생활로 4학년 때 제적당했다. 제적과 동시에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때마침 사법시험 폐지, 로스쿨 도입이 결정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법조인이 될 기회가 곧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를 맞아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1개월 반 동안 하루 16시간 공부, 세 시간 취침을 하며 미친 듯이 공부한 끝에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하였다. 이후 2차시험도 단 7개월만에 준비하고 합격하였다.

저자는 그냥 ‘열심히’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합격에 맞는 상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공부 기술은 자신이 합격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바탕이 될 때 확실히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한 부분이 공감되었다.

이운규 변호사는 《나는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합격하고 싶다면 절대 ‘그냥’ 공부해서는 안 된다. 공부할 때 나 스스로 ‘합격에 맞는 공부인지, 내가 도전하는 시험에 맞는 공부 방법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방향이 맞지 않는 노력은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해도 헛된 것이다.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에 따라 구체적인 방법이 달라지고 또한 달라져야 한다. 시험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법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점이다.”

부모 공부도 마찬가지다. 일단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냥 다른 엄마가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하니까, 나의 아이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너무나도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아이들은 모두 다른 인격을 갖고 있다. 닥치는대로 읽고 들은 내용으로 아이들을 양육해서는 안 된다. 나의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전략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교감 선생님, 물고기 한 마리 키우실래요?”
“네~ 어떤 물고기인데요?”
“베타라는 물고기인데 한 번 보실래요?”
“어머~ 예뻐요. 저 한 마리 주세요.”
“그런데 이 물고기는 사나워서 한 마리씩만 넣어서 키워야 해요.”
“네. 그래요? 보기에는 너무 예쁜데······.”

어느 날 교장 선생님께서 투명 프라스틱 커피 컵에 담긴 물고기 한 마리를 주셨다. 베타종의 물고기였다. 베타는 푸른 보랏빛의 아주 예쁜 물고기였다. 컵에 담긴 물고기를 책상 위에 놓았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컵처럼 좁은 곳에서 키우려니 불쌍했다. 수조를 하나 얻어서 베타를 넣었다. 왜 한 마리씩만 키워야 하는지 궁금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수컷은 투쟁성이 강하여 투어라고도 한다. 입을 무기로 써서 서로 물어뜯는다.’고 했다. 그래서 왜 한 마리씩만 키워야 하는지 궁금증을 해결했다.


물고기가 물에서 다니는 모습을 보니 좋았다. 내가 다가가면 물 위로 올라왔다. 밥을 주면 너무나도 잘 받아먹었다. 작은 물고기도 주인을 알아보는 것이 신기했다. 교무실에 오는 아이들에게 베타를 통해서 말을 걸기도 쉬었다. 덕분에 아이들과 좀더 쉽게 래포를 형성할 수 있었다. 자주 상담했던 아이에게 이름을 한 번 지어보라고 했더니 이름을 지어주었다. 베타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는 식물 키우기를 좋아한다. 가끔 화원을 들러 다육이나 꽃들을 사곤 했다. 그런데 예쁘다고 들여온 아이들이 집에서 죽기도 했다. 분명 그곳에서는 잘 자랐는데. 어떤 경우는 먼저 집에서 키울 때는 잘 자랐는데 이사 와서 죽는 아이들이 있었다. 똑같이 물 주고 했는데 잘 자라지 못했다. 환경에 따라 키우는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까닭이다. 집에 있는 다육이와 여러 가지 식물을 잘 키워보려고 책도 사보았다. 인터넷으로도 검색도 했다. 공부하니 좀 더 키우기가 수월했다. 잘 자라는 식물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서안정의 《엄마 공부가 끝나면 아이 공부는 시작된다》는 책을 보았다. 세 아이를 특별한 사교육 없이 영재로 키운 평범한 엄마의 성장 고백서이다. 작가는 평범한 엄마이지만 자녀양육에 관련된 책을 1,500여 권을 읽고 자녀를 양육했다. 그 과정을 통해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좋은 성적, 유명한 대학입학, 대기업 입사 등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은 시험 기간에도 여전히 놀고 있는 아이를 야단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눈앞의 허들보다 더 먼 미래에 필요한 것들, 다시 말해 자존감, 긍정, 사랑, 도전 등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진정 아이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자녀교육에 성공한 모든 부모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해마다 많은 교사들이 임용되어 발령받는다.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으로 교육대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또는 교원대학교나 사범대학교에서 초등교육과정을 전공하여야 한다. 졸업 후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정규교사로 발령받을 수 있다. 1차 임용고시는 교육과정 및 교직논술 시험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합격해야 한다. 1차 관문을 통과하면 2차 면접 시험을 본다.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수업 실연, 영어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영어 수업실연, 교직적성 심층 면접의 많은 과정을 거친다.

심사위원을 하면서 그 추운 겨울에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사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초등교사로 임용된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교사는 부푼 꿈을 안고 아이들을 만난다. 그러나 교실 상황은 그리 쉽지 않다.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고 교직에 들어와도 아이들이 모두 다르기에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다육이든 작은 물고기든 살아있는 생명체를 잘 키우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 하물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녀를 위해 엄마가 공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엄마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요즘 시대는 마음만 먹으면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한 가지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무턱대고 주변에서 성공한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해서는 안 된다. 반 엄마 모임이나 맘카페 등에서 들은 방법을 나의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아이들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내 아이와 옆집 아이가 다르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다르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다르다. 내 아이가 자라온 환경이 또한 다르다. 그러므로 반드시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공부해야 한다. 내 아이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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