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우이구곡(牛耳九曲)은 조선시대 문인 홍양호(1724~1802)에 의해 명명된 곳으로, 도선사 계곡을 따라 펼쳐진 아홉 개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각 곡마다 독특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가 돋보이며, 오늘날까지 그 신비로운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숨겨진 보물, 우이구곡의 역사와 아름다움

 [코리안투데이] 강북이야기 우이구곡 이미지 © 김민재 기자

1: 만경폭 (萬景瀑)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절벽을 따라 물이 비단처럼 흘러내리는 만경폭은 우이구곡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다. 이곳의 물소리는 몇 리에 걸쳐 울려 퍼지며, 웅장한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2: 적취병 (積翠屛)

넓고 평평한 바위가 옆으로 누워 있어 마치 거대한 상과 같은 적취병은, 수십 명이 함께 앉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푸른 절벽과 빠르게 흐르는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풍경이 특징이다.

 

3: 찬운봉 (纏雲峯)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돌이 알록달록한 무늬를 띠고 있어, 마치 무늬 있는 주름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찬운봉을 만날 수 있다. 층층이 쌓인 바위 봉우리는 깎아지른 듯한 모습으로, 구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4: 진의강 (鎭義崗)

진의강은 거대한 돌이 물길을 막아 서 있는 장관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올라가면 여러 골짜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솔바람과 물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둥근 돌이 만들어내는 울림은 멀리까지 퍼져나간다.

 

5: 옥경대 (玉鏡臺)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큰 바위가 계곡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옥경대를 만나게 된다. 이곳의 바위는 닦은 옥처럼 맑고, 물줄기가 잔물결을 일으키며 흘러내린다. 중앙에 우묵한 구멍이 있어 세묵지라 불리는 이곳은 우이구곡의 한가운데에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6: 월영담 (月影潭)

월영담은 하얀 바위와 둥근 웅덩이가 어우러진 곳으로, 달빛이 비추는 밤이면 거울처럼 맑은 물이 은은한 빛을 반사한다. 여러 봉우리 사이로 트인 하늘과 먼 산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사람의 마음을 맑게 만들어 준다.

 

7: 탁영암 (濯纓巖)

탁영암은 괴석과 작은 폭포가 어우러진 곳으로, 오른쪽의 큰 바위는 물길을 눌러 반원형의 지붕처럼 휘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앉아서 술잔을 돌리며 자연의 소리를 즐길 수 있다.

 

8: 명옥탄 (鳴玉灘)

명옥탄은 돌무더기들이 들판에 흩어져 있는 듯한 모습으로, 물살이 소용돌이치며 옥처럼 맑은 소리를 낸다. 이곳의 물소리는 깨끗하고 맑아서, 자연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9: 재간정 (再簡亭)

재간정은 우이구곡의 마지막 곡으로, 양 언덕이 밝게 트이고 물이 맑고 모래가 흰 곳에 위치한다. 조선시대의 별서였던 재간정이 자리한 이곳은 현재 그 터만 남아있지만, 여전히 우이구곡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우이구곡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오늘날 이곳을 찾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속에 깃든 역사의 숨결을 되새겨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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