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회식, 친구와의 만남, 가족 외출—외식은 우리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외식은 ‘고민의 시간’이 되기 쉽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정제된 밀가루와 설탕, 인공 조미료가 넘치는 외식 메뉴 속에서 어떻게 균형 잡힌 한 끼를 선택할 수 있을까?
![]() [코리안투데이] 외식용 마크로비오틱 식단 모습 © 최도선 칼럼리스트 |
마크로비오틱의 핵심은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 음양의 조화, 계절에 맞춘 식단이다. 외식이라고 해서 이 원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한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더욱 유연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핵심은 ‘완벽한 식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향성’이다.
먼저, 메뉴판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채소 위주’의 구성이다. 나물 반찬이 포함된 한정식, 채소가 풍부한 비빔밥, 제철 샐러드를 활용한 덮밥류는 기본적으로 좋은 선택이다. ‘통곡물’을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지만, 흰쌀밥 대신 잡곡밥이나 현미밥이 있는지 물어보는 작은 질문 하나가 식단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외식 중 ‘조리 방식’ 또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튀김보다는 찜이나 구이, 볶음보다는 무침이나 조림 등 가능한 한 조리 과정이 단순하고 기름 사용이 적은 메뉴를 고르자. 만약 메뉴 선택권이 있다면 된장찌개,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 중심의 식사를 제안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소스와 드레싱은 ‘별도 제공’을 요청하는 습관을 들이자. 시판 소스에는 설탕, 인공 감미료, 정제유 등이 다량 포함돼 있다. 간장을 찍어 먹을 때도 최대한 적게 사용하거나, 레몬즙과 식초, 참기름을 활용한 자체 드레싱을 선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크로비오틱 식단에서는 ‘음식의 양’과 ‘식사 속도’도 중요한 요소다. 외식 자리에선 종종 과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높이고 소화를 돕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도 나의 식사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피할 수 없는 정크푸드나 육류 중심의 메뉴를 선택하게 됐다면, 한 가지 원칙을 기억하자. 마크로비오틱은 ‘균형’의 철학이다. 기름지고 무거운 음식을 섭취한 날엔 그 다음 끼니나 하루 전체를 가볍고 소화가 쉬운 채소 중심 식단으로 조절해주면 된다. 자신을 탓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을 ‘생활화’하는 첫걸음이다.
마지막으로, 외식 후 몸의 반응에 귀 기울여 보자. 속이 더부룩하거나 피곤함이 몰려온다면 어떤 음식이 원인인지 기록해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이러한 ‘자기 관찰’은 반복될수록 자신의 식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외식은 마크로비오틱을 지키기 어려운 시험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원칙을 더 유연하게 실천하고 확장해 나가는 무대다.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유연함과 ‘이건 꼭 지키자’는 기준 사이에서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 그것이 곧, 진짜 마크로비오틱 라이프다.
[ 최도선 칼럼리스트 : gwanak@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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