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머스크 갈등: 브로맨스에서 정치적 격돌까지

 

2025년, 미국 정치 무대에서 가장 극적인 관계 변화가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이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며, 트럼프와 머스크 갈등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일시적 동맹에서 공개적 충돌로 전환된 이 사건은 미국 행정부 내 권력 분산과 정치-산업계 간 협력 구조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코리안투데이]  일론 머스크가 2025년 5월 30일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타원형 사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인터뷰하고 있다.  ©현승민 기자

 

두 사람의 관계는 2024년 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머스크의 지지 선언으로 시작됐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고, 이후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며 보수 진영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서(DOGE)의 수장을 맡기며 정부 개혁을 추진했고, 백악관에 테슬라 차량을 전시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하지만 머스크의 개혁 드라이브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처 간 마찰을 불러왔다. 2025년 3월, 트럼프는 내각 회의에서 “각 부처는 장관이 주도해야 한다”며 머스크의 역할을 제한했다. 이후 머스크는 DOGE 활동 축소를 발표하고, 5월에는 CBS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예산안을 “DOGE의 노력과 정면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예산안에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타협이었다”고 응수했으며, 하루 뒤 머스크는 백악관을 떠났다. 하지만 6월 머스크는 트럼프의 정책을 “역겨운 괴물(abomination)”이라 강도 높게 비난하며,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 기업에 대한 정부 계약 철회를 경고했다.

 

이후 SNS를 통해 양측은 수시간 동안 설전을 벌이며 트럼프와 머스크 갈등이 본격화되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내 도움이 없었다면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고, 트럼프는 “우리는 좋은 관계였다. 이제는 모르겠다”며 결별을 암시했다.

 

이러한 충돌은 미국 정치 구조의 불안정성과 기업인의 정치 개입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은 단순한 개인 감정의 충돌이 아닌, 권력 재편과 정책 철학의 근본적 차이를 드러낸 사건이다. 정치와 산업의 관계가 어디까지 융합 가능하며, 그 균형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번 갈등은 미국의 행정 효율성 논의와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DOGE 부서의 실험은 정치와 기업의 협업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 현승민 기자: ulsangangnam@thekoreantoday.com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