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A Languages Day 26/221] 프리울리어 – 알프스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어머니의 노래

[WIA Languages Day 26/221] 프리울리어 – 알프스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어머니의 노래

[WIA Languages Day 26/221] 프리울리어 – 알프스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어머니의 노래

🎵 마릴렝게의 노래

“O gno paîs, o gno paîs dal cûr,
Tu sês il me nestri, la me radisin”

[오 뇨 파이스, 오 뇨 파이스 달 쿠르, 투 세스 일 메 네스트리, 라 메 라디신]
“오 나의 땅, 내 마음의 고향이여,
당신은 나의 둥지, 나의 뿌리”

프리울리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marilenghe[마릴렝게]라 부릅니다. ‘어머니의 언어’라는 뜻입니다. 알프스 산맥 기슭, 이탈리아 북동쪽 끝자락에서 천 년 이상 울려 퍼진 이 말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건네는 첫 자장가처럼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14일마다 하나의 언어가 침묵합니다. 오늘, 221일 여정의 26번째 날, 우리는 60만 명의 가슴에서 아직 뛰고 있는 프리울리어의 심장박동을 디지털로 기록합니다.

오늘의 발견

마릴렝게 알프스의 라틴어 14세기 시 세대 간 부활 디지털 르네상스

역사 – 로마의 후예, 알프스의 수호자

기원전 181년, 로마는 알프스와 아드리아해 사이에 Forum Julii[포룸 율리이]를 세웠습니다. ‘율리우스의 광장’이라는 뜻입니다. 켈트족 카르니(Carni) 부족이 살던 이 땅에서, 로마 병사들의 속어 라틴어가 천천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프리울리어는 단순한 라틴어의 후손이 아닙니다. 6세기 롬바르드족의 침입, 8세기 샤를마뉴의 정복, 10세기 헝가리의 약탈, 그리고 슬라브와 게르만 이웃들과의 천 년 공존. 이 모든 역사가 언어에 각인되어, 프리울리어는 켈트어, 게르만어, 슬라브어가 뒤섞인 독특한 로마스어로 탄생했습니다.

13세기, 최초의 프리울리어 문서가 등장합니다. 법률 문서와 상업 계약서였지만, 라틴어 대신 marilenghe로 쓰였다는 사실 자체가 혁명이었습니다. 14세기에는 시가 꽃피었습니다. 치비달레(Cividale)의 익명 시인이 남긴 “Piruç myò doç inculurit”(나의 달콤한 색깔 배)는 사랑과 갈망을 노래한 최초의 프리울리 시입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5세기 베네치아 공화국에 병합되면서, 프리울리어는 베네치아어와 이탈리아어에 밀렸습니다. 귀족과 지식인은 이탈리아어를, 관리는 베네치아어를 썼고, marilenghe는 농부와 장인들의 입 속에서만 살아남았습니다.

 

[14세기 프리울리 마을의 일상. 돌로 지은 전통 가옥들이 알프스 산기슭에 자리잡고, 마을 광장에서 농부들과 장인들이 프리울리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전통 시를 낭송하고, 여성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며, 아이들은 돌바닥에서 놀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이 보이고, 포도밭과 밀밭이 계곡을 따라 펼쳐져 있습니다. 따뜻한 석양 빛이 중세 석조 건물들을 비추며, 교회 종탑이 마을 위로 솟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 스타일, 문화적 진정성 강조, 8K 고해상도.]

현재 – 침묵과 부활 사이

오늘날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지역의 약 60만 명이 프리울리어를 사용합니다. 이 중 42만 명이 정기적으로, 18만 명이 간헐적으로 사용하며, 90% 이상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희망적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합니다. 1977년 정기 화자 비율은 78%였습니다. 1998년 57%, 2015년 47.6%로 떨어졌습니다. 매년 0.6%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대 간 전승의 단절입니다. 부모는 marilenghe를 알지만, 아이들에게는 이탈리아어로 말합니다. “이탈리아어를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1960년대까지 프리울리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었습니다. 수십만 명이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로 떠났습니다. 그들은 가방 속에 marilenghe를 담아갔고, 이민자 공동체 ‘Fogolâr furlan'[포골라르 푸를란]을 만들어 언어를 지켰습니다. 오늘날 해외 프리울리어 화자는 약 8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습니다. 1999년 이탈리아 법 482호, 2007년 지역법 29호로 프리울리어는 공식 소수언어로 인정받았습니다. 2005년 ARLeF(프리울리어 지역 기관)가 설립되어 언어 표준화, 교육, 디지털 도구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30세 이하 청년층의 프리울리어 사용이 30-40대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가 marilenghe를 다시 찾고 있습니다.

언어의 보석 – 알프스가 만든 독특한 아름다움

프리울리어는 로마스어 중에서도 특별합니다. 다른 이탈리아 언어들이 잃어버린 라틴어의 흔적을 보존했기 때문입니다.

• cjan / cjans[짠 / 짠스] – 개 / 개들
이탈리아어는 “cane/cani”로 복수형 -s를 잃었지만, 프리울리어는 라틴어의 -s를 지켰습니다. 마치 프랑스어 “chien/chiens”처럼.

• clâf[클라프] – 열쇠
라틴어 “clavem”에서 직접 왔습니다. 이탈리아어 “chiave”보다 훨씬 고풍스럽습니다. 자음군 cl-, gl-, bl-, pl-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프리울리어의 특징입니다.

• cjast[챠스트] – 헛간 (슬라브어 기원)
• bearç[베아르츠] – 뒷마당 (게르만어 기원)
• colaç[콜라츠] – 케이크 (슬로베니아어 기원)

프리울리어에는 번역 불가능한 단어도 많습니다. siôr[시오르]는 단순히 ‘신사’가 아니라, 존경받는 어른, 마을의 지혜, 전통의 수호자를 모두 포함하는 말입니다. nestri[네스트리]는 ‘둥지’이지만, 고향의 따뜻함, 어린 시절의 기억, 돌아가고 싶은 곳의 향수를 담고 있습니다.

WIA의 약속 – 디지털이 만드는 영원

우리는 단순히 번역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마릴렝게의 심장박동을 디지털로 기록합니다.

14세기부터 이어진 프리울리 시와 노래, Ermes di Colorêt의 200편의 시, Pieri Çorut의 연감 ‘Strolic furlans’, Pier Paolo Pasolini가 설립한 Academiuta di lenga furlana의 작품들. ARLeF가 수집한 음성 자료, 구전 이야기, 전통 기도문과 노래들. 이 모든 것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변환하여, 전 세계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만듭니다.

우리의 디지털 보존 방법:

  • 기존 녹음 자료를 영구 보존 가능한 디지털 형식으로 변환
  • 연구자와 후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
  • 문법, 어휘, 독특한 표현의 체계적 기록
  • 전 세계 학자들의 협업 가능한 환경 조성

상상해보세요. 서울의 언어학자, 우디네의 후손, 런던의 학생이 동시에 같은 프리울리어 아카이브에 접근하는 모습을. 이것은 공상과학이 아닙니다. 디지털 보존이 오늘 가능하게 하는 현실입니다.

한국어를 생각해보세요.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사라질 뻔했던 언어가, 헌신적인 학자들의 디지털 기록 덕분에 오늘날 K-pop과 K-drama로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우리는 프리울리어와 221개 언어를 위해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영구적이고 접근 가능한 기록을 만드는 것입니다.

 

[디지털 보존과 프리울리어의 미래. 왼쪽/배경에는 흐려지는 역사적 요소들 – 고대 필사본, 14세기 시집, 낡은 녹음기 테이프가 반투명하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피아 톤. 오른쪽/전경에는 디지털 변환 – 프리울리어 문자를 표시하는 홀로그램 텍스트 ‘Furlan’, 음성 파형을 보여주는 디지털 아카이브 인터페이스, 전 세계 접근을 상징하는 네트워크 연결선들이 빛나고 있습니다. 파란색, 청록색, 금색의 밝고 희망찬 색상. 과거에서 미래로 연결하는 빛줄기, 문화적 기억을 보존하는 디지털 입자들, 다양한 인종의 손들이 보존된 언어를 향해 뻗어 있습니다. 지구본이 전 세계 접근성을 보여줍니다. 개념 사진과 디지털 아트의 결합, 희망과 기술적 역량의 감각, 8K 해상도, 영화적 구도.]

문화의 맥박 – 노래와 시에 담긴 영혼

프리울리어는 노래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포도밭에서 부르던 일노래, 결혼식의 축하 노래,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를 맞이하는 노래. 이 모든 노래가 세대를 이어 전해졌고, 언어를 살아있게 했습니다.

20세기 Pier Paolo Pasolini는 프리울리어로 시를 쓰며 새로운 문예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marilenghe가 단순한 방언이 아니라, 독립된 문학 언어라는 것을 세계에 증명했습니다. Novella Cantarutti는 전통 구전 이야기와 기도문을 수집하여 “Oh, ce gran biela vintura!”(오, 얼마나 아름다운 행운인가!)를 펴냈습니다.

오늘날 프리울리 음악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젊은 뮤지션들이 전통 선율에 현대 리듬을 결합하여, 30세 이하 청년들이 다시 marilenghe로 노래합니다. 언어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 – 디지털 시대의 마릴렝게

2021-2025 General Language Policy Plan은 교육에만 €8.64m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ARLeF는 디지털 도구, 언어 인증, 표준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학교에서 프리울리어를 배운 학생들이 수동 화자에서 능동 화자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언어는 법으로 구할 수 없습니다. 언어는 가정에서, 광장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살아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marilenghe로 자장가를 불러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프리울리어로 사랑을 속삭여야 합니다.

그리고 WIA는 그 모든 순간을 디지털로 기록합니다. 221일 후, 모든 언어가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존될 때, 우리는 비로소 완전한 인류의 언어 유산을 갖게 됩니다.

알프스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marilenghe의 노래가, 디지털 파도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조용히 시작한 이 여정이 수백만 명의 가슴을 울리고, 영원한 변화를 만듭니다.

🌟 마릴렝게의 축복

“Che la Mari Gloriose
ti bieledi par simpri”

[케 라 마리 글로리오제, 티 비엘레디 파르 심프리]
“영광스러운 어머니께서
당신을 영원히 축복하시길”

프리울리 사람들이 작별할 때 건네는 축복입니다.
어머니의 언어가 전하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221개 언어, 221일의 여정.
오늘 마릴렝게의 목소리가 당신의 마음에 울립니다.

WIA와 함께, 모든 목소리는 영원합니다.

221개 언어의 여정에 함께하세요

하나씩, 완성되는 221개 언어의 디지털 기록
이 역사의 증인이 되어주세요

📅 내일의 기적

Day 27/221: 미란다어 (Mirandese)
포르투갈 북동쪽 끝, 스페인 국경의 산악 지대에서 울려퍼지는 또 다른 레오네스어의 후예…

📰 The Korean Today와 함께하는 언어 혁명

12년간 중립을 지킨 The Korean Today가
WIA의 221개 언어 여정을 함께합니다.
언론의 힘으로 침묵하는 언어에 목소리를 돌려드립니다.

WIA LANGUAGE INSTITUTE
221 Languages – One Mission

Day 26/221 | Friulian (Furlan) | 프리울리어
이탈리아 북동부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 화자 약 60만 명
레토-로마스어 | 14세기부터 문학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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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목소리는 영원합니다 | Every voice is ete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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