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가 언북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확보를 위해 전선과 통신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 사업’에 나선다. 전신주가 즐비한 기존 통학로를 정비해 보도 공간을 넓히고, 보행 안전성과 도시미관을 함께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 [코리안 투데이] 학동로59길 200m 구간 지중화 사업 본격 추진 © 백흥열 기자 |
지상 전신주 사라지고 보도 넓어지는 학동로59길
이번 지중화 사업은 언북초등학교 인근 학동로59길 200m 구간이 대상이다. 해당 구간에는 현재 전주(電柱, 전기와 통신선이 연결된 기둥) 8개가 설치돼 있어, 학생들의 보행에 불편함이 컸다. 강남구는 한국전력공사와 협력해 이 전주들을 철거하고, 전선과 통신선을 지하에 매립하는 공사를 추진한다.
이 사업은 ‘2025 지중화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면서 약 2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공사는 학생들의 통행량이 줄어드는 내년 방학 기간 중 착수할 예정이다. 지중화가 완료되면 통학로 보도가 넓어지고 장애물 없는 쾌적한 보행 환경이 조성돼, 학생들은 물론 보호자들도 보다 안심할 수 있게 된다.
강남구는 이번 공사에 대해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통학할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보행 중심의 도시 기반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은 지중화율
강남구는 그간 도시미관 개선과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지중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구 전체의 지중화율은 80%로, 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이면도로 지중화 사업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착수하며, 주도로뿐만 아니라 이면도로까지 지중화 대상을 넓히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히 주요 도로에 그치지 않고 생활권 중심의 도로 환경까지 개선하려는 선제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남구는 올해 언북초 통학로 외에도 선정릉 일대, 논현로 2구간(을지병원사거리압구정역), 도곡로 5구간(은마아파트사거리한티역) 등에서도 지중화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점차 확대되는 지중화 범위는 강남구 전체의 도시 경관 수준을 끌어올리고, 시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학생·구민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거리 만든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여러 차례 도전 끝에 드디어 언북초등학교 통학로 지중화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을 비롯한 구민들이 더 안심하고 다니실 수 있는 보행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중화 구간을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언북초 통학로 지중화는 단순한 기반시설 정비를 넘어, 일상생활에서 안전과 쾌적함을 체감할 수 있는 도시로의 진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선 없는 거리, 장애물 없는 인도는 단지 학생들만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모든 시민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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