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생활을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고민은 하나다. ‘이걸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s)은 단순한 유행 식단이 아니라, 음식과 삶을 조화롭게 만드는 철학이자 실천이다. 그러나 그 철학이 아무리 훌륭해도 일상의 벽 앞에서 무너지는 경우는 많다.
마크로비오틱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통곡물, 제철 채소, 해조류, 콩류 위주의 식단에 감동을 받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바쁜 일정, 주변의 유혹, 준비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옛 식습관으로 돌아가기 쉽다. 그렇다면 마크로비오틱을 ‘지속 가능한 식생활’로 만들기 위한 핵심은 무엇일까?
![]() [코리안투데이] 현미밥, 찐 제철 채소, 발효 반찬이 정갈하게 담긴 도시락 상차림 © 최도선 칼럼니스트 |
첫째,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자. 초기에는 모든 원칙을 지키려다 스스로 지치기 쉽다. 음양의 균형을 고려하되, 본인의 몸 상태와 계절, 기후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현명하다.
둘째, ‘나만의 루틴’을 만들자. 예를 들어, 아침엔 미소된장국과 통곡물죽, 점심엔 도시락으로 간단한 현미밥과 제철 나물 반찬, 저녁엔 국물 위주의 가벼운 식사를 정해두면, 메뉴 고민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냉장고와 저장 공간’을 마크로비오틱 친화적으로 바꾸자. 현미, 메밀, 조, 귀리 등의 곡물을 소분해 보관하고, 제철 채소나 절임류를 미리 손질해두면 요리가 수월해진다.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같은 발효 조미료를 정리정돈하면 조리 시간도 단축된다.
넷째, ‘혼자 하지 말 것’. 가족이나 친구,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식습관은 동기부여와 정보 교류, 지지체계가 되어준다. 특히 마크로비오틱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공동체의 건강을 중시하므로, 함께하는 실천이야말로 본질적이다.
다섯째, ‘자기만의 이유’를 계속 떠올리자. 단순한 다이어트나 트렌드가 아니라, 진정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원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동기를 눈에 보이는 곳에 메모하거나,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는 것도 좋다.
여섯째, ‘가끔은 외식도 즐겁게’.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한다고 해서 매 끼니를 집밥으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외식 시엔 국물이 덜 자극적이고 채소 중심의 메뉴를 선택하고, 되도록 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을 찾는 것도 요령이다.
마지막으로, ‘완벽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삼자. 일주일에 한두 끼 마크로비오틱 식사를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매번의 선택이 쌓여 습관이 된다는 점이다.
마크로비오틱은 식단만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일이다. 그것은 소리 없이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변화를 만들어낸다. 가장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길을 걷는 것, 그 길의 중심에 있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이다.
[최도선 칼럼리스트: gwanak@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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