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예술가 10인의 자전적 시선, 노들섬에서 만나는 《상황과 이야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가 장애예술 기획전으로 준비한 《상황과 이야기》가 7월 3일부터 20일까지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발달장애 예술가 10인이 자신만의 일상과 세계를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들을 회화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장애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선 예술의 가능성과 감각적 성취를 전한다.

[코리안투데이] 상황과 이야기 전시 포스터(사진=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 변아롱 기자

전시명인 《상황과 이야기》는 미국 저널리스트 비비안 고닉의 저서 제목에서 착안됐다. 자전적 글쓰기를 논한 이 책은 서술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도 이와 맞닿아 있다.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자신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해석하고 표현하며, 관객과 소통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참여 작가들은 회화라는 이미지 언어로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 관계, 감정, 상상을 풀어낸다. 작품 속에는 작가들이 경험한 구체적 사실들이 녹아 있으며, 그 안에서 번져나간 상상과 이야기들이 화면 위에서 자유롭게 펼쳐진다. 그림을 통해 타인에게 건네는 ‘자기소개’ 같은 이번 전시는 관객이 작가의 내면을 엿보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다.

 

전시는 4개의 소주제로 구분된다. ‘나와 함께 함’, ‘아주 멋진 곳’,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이들의 경계에서 현실과 상상이 맞닿는 지점을 탐색한다. 이 구성은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어떻게 삶을 마주하고, 어떻게 다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또 그것을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지 보여준다.

 

참여 작가는 강원희, 김승희, 심규정, 박기림, 김문숙, 김효선, 조태경, 유효석, 이윤수, 민소윤 10명이다. 강원희는 일상의 이야기를 출발점 삼아 복잡한 감정을 반복적 선과 면으로 표현하며, 김승희는 현실과 상상이 혼재된 풍경을 통해 어린 시절과 현재를 연결하는 회화를 그려낸다. 박기림은 빛과 공간, 색을 통해 기억을 담아내며, 심규정은 사회적 관계에서 파생된 개인의 불안을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김문숙은 안정된 색면 구성으로 조형적 완결성을 꾀하며, 김효선은 일상에서 발견한 장면을 재조합해 서사적으로 표현한다. 조태경은 가족, 사회, 자연을 둘러싼 관찰을 회화적 드로잉으로 녹여냈고, 유효석은 동물과 인물을 주제로 극적인 상상력을 펼친다. 이윤수는 다양한 사물과 장면을 재구성한 조형적 실험을 보여주며, 민소윤은 반복과 중첩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일상의 감정을 재해석한다.

 

서울시는 이번 전시가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창작을 더 가깝고 친근하게 경험할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장애예술’로만 국한하지 않고, 동시대 시각예술의 한 축으로 조명해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작품에 담긴 색과 선, 화면 구성이 전달하는 정서는 비장애인 관객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으며, 작가 고유의 시선에서 빚어낸 삶의 이야기가 누구에게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며, 노들섬 내 노들갤러리 2관에서 열린다. 휠체어나 장애인 보조견도 접근 가능하며, 이동약자를 위해 엘리베이터가 구비됐다. 다만 노들섬 주차 공간이 협소한 만큼,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는 《상황과 이야기》 전시를 통해 발달장애 예술가의 자전적 창작을 더 많은 시민과 공유하고, 장애예술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확산시키겠다고 전했다. 또 향후에도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창작 기회를 넓히고 시민과의 접점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획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자세한 전시 내용과 참여 작가, 프로그램 안내는 전시 공식 누리집(www.situationandstory.kr) 또는 02-766-0408, 02-423-6674로 문의하면 된다.

 

노들섬에서 마주하는 낯선 이의 그림 편지, 《상황과 이야기》는 발달장애 예술가 10명이 전하는 솔직하고 진정성 어린 자전적 예술 세계를 관람객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

📱 모바일 앱으로 더 편리하게!

코리안투데이 전주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언제 어디서나 최신 뉴스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