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속삭이는 시간

낙엽이 속삭이는 시간

 

바람에 실려 흩날리는 낙엽을 보며,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든 나뭇잎들이 마지막 힘을 다해 가지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낙엽은 그저 땅에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낙엽의 속삭임 속에서 나는 매년 이맘때, 자연이 주는 평온과 덧없음의 묘한 조화를 느낍니다.

 

어릴 적에는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그저 계절의 일부로만 보았지만, 이제는 그 안에 담긴 의미가 깊이 다가옵니다. 수많은 계절을 지나며, 낙엽처럼 떠나보낸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어떤 이별은 쓰디썼고, 어떤 만남은 따뜻했습니다. 낙엽이 지면 봄이 다시 찾아오는 것처럼, 나의 삶에도 항상 새로운 시작이 다가온다는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코리안투데이] 낙엽이 속삭이는 시간  © 이명애 기자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낙엽이 만들어낸 작은 카펫이 펼쳐집니다. 그 소리는 마치 나에게 속삭이듯 인생의 수많은 순간들을 반추하게 합니다. 낙엽의 소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며 앞으로 나아가라는 격려 같기도 합니다.

 

낙엽을 보며 ‘비움의 미학’을 떠올립니다. 나무는 그 무성하던 잎들을 떨구며 홀로 서있을 준비를 합니다. 그 모습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덜어내는 법을 배웁니다. 때로는 붙잡고 있는 것들을 놓아야 더 큰 풍요를 맞이할 수 있음을 낙엽은 가르쳐줍니다.

 

  [코리안투데이]  낙엽이 속삭이는 시간  © 이명애 기자

 

낙엽이 주는 이 가을의 아름다움은 단지 시각적인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고, 자연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시간, 이 낙엽이 속삭이는 순간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어쩌면 ‘그리운 사람과의 조용한 대화’, ‘과거와의 화해’ 그리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다짐’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낙엽의 속삭임을 듣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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