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평화그룹, 청주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 개최… 여성 리더십 평화 구축 방안 논의

세계여성평화그룹, 청주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 개최… 여성 리더십 평화 구축 방안 논의

 

충북 청주에서 여성 리더십과 평화 구축을 주제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 평화 콘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 전나영)이 주관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는 2025년 9월 19일 청주 엔포드호텔에서 열렸으며, 이번 행사에는 44개국 여성 리더 800명이 참석해 전 지구적 평화 실현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의 부제는 ‘갈등을 넘어: 희망과 회복을 향한 여성의 평화 리더십’으로, 특히 분쟁 중이거나 분쟁을 경험한 지역 여성들의 구체적인 평화 실천 경험과 국제 협력 모델이 공유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여성평화그룹, 청주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 개최… 여성 리더십 평화 구축 방안 논의

 [코리안투데이]  세계여성평화그룹, 청주서 ‘2025 세계여성평화 콘퍼런스’ 개최 © 임서진 기자

 

콘퍼런스의 1부에서는 분쟁과 위기 상황에서의 여성 리더십이 평화 구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다양한 분쟁 지역에서 온 여성 리더들이 무대에 올라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리비아 국회의원 아이샤 알 마흐디 샬라비는 ‘분쟁의 시대, 평화를 말하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전쟁 속에서도 여성들이 새로운 변화와 회복의 주체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강조했다. 샬라비 의원은 여성들이 전쟁의 피해자나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공동체와 국가의 실질적인 회복을 이끄는 핵심 리더십임을 역설하며, 리스본 조약과 파리협정을 예로 들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여성의 평화 촉진 역할을 설명했다.

 

말리 전 빈투 푸네 바우아헤 사마케 장관은 ‘회복을 향한 전환점, 여성의 평화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그녀는 말리의 분쟁 속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공동체의 회복을 주도하고 미래를 준비하도록 힘썼는지에 대한 생생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여성 피해가 많은 사회에서 여성의 자립을 도와 지속 가능한 회복의 틀을 마련한 점이 호응을 얻었다.

 

벨리즈 전 영부인 킴 심플리스는 ‘여성 리더십의 강력한 힘과 국제사회 평화에 기여하는 효과’를 주제로 포용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심플리스 전 영부인은 여성들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포용하는 리더십을 통해 상호 이해와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여성 리더십 모델의 국제 확산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제여성지도자연맹(WILF)의 암리타 카푸어 사무총장(호주)은 영상 발제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호와 여성·평화·안보(WPS) 의제를 소개하며, 국제사회가 어떻게 여성에게 평화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제도화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그녀는 호주 정부가 여성 평화 전문가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분쟁 해결 과정에 여성 참여율을 끌어올린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 콘퍼런스는 다양한 현장에서 여성들이 실제적으로 이룬 변화와 평화 모델을 공유하는 장이기도 했다.

 

필리핀 팀볼 부시장의 마리아 테레사 로요는 민다나오 지역의 오랜 갈등을 평화롭게 전환시킨 실제 경험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녀는 지역 사회의 여성 리더들이 무장 단체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갈등을 중재하며, 지역 사회와 국제적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몽골 환경기후변화부 부조 락슈미 성평등 자문관은 몽골의 페미니스트 외교정책이 어떻게 평화와 인권을 외교 영역으로 확장시켰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다보스 포럼에서 몽골 대표가 여성의 인권 문제를 주요 의제로 전격 등장시킨 사례를 들며, 여성 리더십이 외교 영역에서도 새로운 방향과 가치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국제자유주의여성네트워크의 루스 알메다 리차드슨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와 물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서 여성의 참여가 포용적 정책 형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는 네덜란드 내 ‘수자원 위원회’에서 여성의 리더십이 지속 가능한 물 관리 정책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

 

콘퍼런스는 평화를 단순히 일시적인 상황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확산하는 방안에 대해 특히 집중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외교부 국장 맘푸라네 캐론 크고모는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 선언문(DPCW)’에 대한 여성의 참여가 평화 법제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분석했다. 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여성 의석 쿼터제를 통해 DPCW 같은 국제 평화 합의를 국내 법안으로 구체화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이해령 IWPG 평화위원장(탈북민 희망클럽 재무이사)은 ‘시민사회 속 여성의 역할: 분단국가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라는 주제로 분단의 상징인 한반도에서도 여성들의 역할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논의하며, 구체적으로 탈북 여성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평화 활동에 참여해왔고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을 제시했다.

 

오후에는 ‘여성평화교육 세션’이 열려 교육 현장과 실천 사례를 널리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코트디부아르 여성가족아동부 장관 나세네바 투레 디아네는 국가 차원에서 IWPG의 여성평화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디아네 장관은 이 교육이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청소년들이 평화의 씨앗을 뿌려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실제 통계와 학생 반응을 근거로 증명했다.

 

예멘 문화부 차관 파이자 압델라퀴브 살람은 분쟁 지역에서 평화교육의 중요성과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기반 마련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강조하며, 교육 재건이 평화 재건의 기본임을 역설했다.

 

몽골 국군공군사령부 의료보급 장교로 있는 르학바수렝 냠체첵은 자국 군대에서 160여 명이 평화교육을 수료하는 성과를 발표하며, 군대 내에서도 여성평화교육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조직 문화와 의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설명했다. 그녀는 군인이 평화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콘퍼런스 이후 오후 3시 15분부터 엔포드호텔 우암홀에서는 ‘평화가족 워크숍’이 진행돼 참석자 90여 명이 실질적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해외 지부장, 평화위원장, 홍보대사 등 IWPG의 핵심 인사들뿐만 아니라, 미얀마, 몽골, 멕시코 등 44개국의 여성 평화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조별로 나뉘어 2025년의 평화와 활동 목표, 성과를 점검하고, 2026년까지 수행해야 할 면밀한 과제들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워크숍에서는 각국의 문화 배경, 교육 기반, 지역적 도전 과제 등이 고려돼 맞춤형 평화 협력 모델이 모색되었으며, 이를 통해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 안에서 여성 평화 활동들의 연대와 확장 가능성이 한층 구체화되었다.

 

콘퍼런스와 함께 17일과 18일 양일에는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돼 콘퍼런스 참석자들에게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했다. 17일에는 ‘제7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본선 심사가 진행되었는데, 이 대회에는 체코, 인도, 한국의 저명한 예술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초빙되었다. 대회의 수상작들은 평화와 인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작품들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8일에는 해외 귀빈들을 위한 ‘평화문화 라운지’가 운영돼, 한국 전통 문화 체험, 컬러 소금 만들기, 한글 쓰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한국 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이 부대행사는 단순히 문화적 재미를 넘어, 평화라는 공통된 가치를 문화적 경험을 통해 생활과 일상으로 스며들게 하려는 IWPG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

 

콘퍼런스의 글로벌 성격을 반영하듯, 이번 행사는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몽골어 등 총 6개 언어로 동시통역이 제공되었고, 일본어, 미얀마어, 카자흐어, 체코어, 크메르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 언어로도 전 세계 온라인 중계되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평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수천 명의 여성들이 각자의 모국어로 평화를 논의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번 콘퍼런스는 국제적 연대의 상징이 되었다.

 

전나영 IWPG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는 분쟁과 갈등 속에서도 평화와 연대의 끈을 결코 놓지 않고 노력한 세계 여성 리더들이 모여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 소중한 시간과 자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성의 평화 리더십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며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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