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기 아동의 난청과 학습 – 교실에서 놓치지 않는 법 | 코리안투데이
학령기 아동의 난청과 학습 –
교실에서 놓치지 않는 법
📅 2025년 ✍️ 지승주 센터장 ⏱️ 13분 읽기
“선생님,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수업 내용을 잘 못 따라온다고 하는데, 청력검사에서는 보청기를 잘 착용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난청 아동을 둔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조용한 검사실에서는 잘 들리지만, 30명이 함께 생활하는 시끄러운 교실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은 학령기 아동이 학교 환경에서 겪는 청취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교실 환경의 특수성: 듣기가 어려운 이유
교실 소음의 실체
🔊 일반 교실의 소음 수준
- 빈 교실: 약 35-40 dB (WHO 권장 기준: 35dB 이하)
- 수업 중 교실: 평균 55-70 dB (학생들의 소음 포함)
- 소음 발생원: 에어컨/히터 소음, 책상 의자 소리, 학생들의 웅성거림, 복도 소음
- 반향음: 딱딱한 벽면과 바닥에서 소리가 반사되어 울림 발생
정상 청력을 가진 아동도 교실 소음 속에서는 교사의 말을 100%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난청 아동의 경우 소음 환경에서의 청취 능력이 정상 아동보다 훨씬 더 떨어집니다. 보청기나 인공와우는 소리를 증폭시키지만, 원하는 소리(교사의 목소리)와 원하지 않는 소리(배경 소음)를 완벽하게 구별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 거리의 법칙
소리는 거리가 두 배가 될 때마다 약 6dB씩 작아집니다.
- 교사와 1미터 거리: 65dB
- 교사와 2미터 거리: 59dB
- 교사와 4미터 거리: 53dB (교실 뒷자리)
- → 뒷자리에 앉은 난청 아동은 교사 목소리가 교실 소음(55-60dB)에 묻힐 수 있음
![]() 63-1. [코리안투데이] 교실 내 소음 분포도 – 교사 위치, 학생 자리© 지승주 기자 |
난청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
학업 성취도의 차이
난청 정도별 학습 영향
| 난청 정도 | 학습 영향 | 필요한 지원 |
|---|---|---|
| 경도 (25-40dB) | • 25-50% 교사 말 놓침 • 받아쓰기 어려움 • 집중력 저하 |
앞자리 배치 보청기 권장 |
| 중등도 (41-55dB) | • 50-75% 대화 이해 곤란 • 학업 지연 (평균 1-2년) • 어휘력 부족 |
보청기 필수 FM 시스템 특별 지원 |
| 중등고도 (56dB 이상) | • 대부분 내용 이해 불가 • 심각한 학업 지연 • 사회성 발달 문제 |
고성능 보청기/인공와우 FM 시스템 필수 개별화 교육 계획 |
인지적 부담과 청취 피로
🧠 청취 노력(Listening Effort)의 문제
난청 아동은 소리를 듣는 데 정상 아동보다 훨씬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 청취 피로: 하루 종일 집중해서 듣다 보면 오후에는 지침
- 인지 자원 소진: 듣는 데 에너지를 다 써서 이해하고 기억할 여력 부족
- 학습 효율 저하: 같은 내용을 배워도 흡수율이 낮음
- 행동 문제: 피로로 인한 짜증, 산만함, 수업 이탈
“난청 아동은 인지 능력에 비해 낮은 학업 성취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소음 환경에서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청각 보조 장치와 교육 환경 개선으로 이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FM 시스템의 원리와 효과
📡 FM 시스템이란?
FM (Frequency Modulation) 시스템은 교사가 착용한 무선 마이크에서 학생의 보청기나 인공와우로 직접 소리를 전송하는 장치입니다.
송신기 (교사용)
교사가 목에 걸거나 옷깃에 부착하는 무선 마이크
수신기 (학생용)
보청기나 인공와우에 연결되어 교사 목소리를 직접 전달
✨ FM 시스템의 놀라운 효과
|
15-20dB
신호대잡음비 개선
|
50-80%
어음인지도 향상
|
4.7/5.0
교사 만족도
|
연구 결과, FM 시스템 사용 시:
- 조용한 환경: 어음인지도 85% → 95%
- 소음 환경: 어음인지도 45% → 80%
- 거리에 관계없이 일정한 청취 품질 유지
- 학습 참여도, 집중력, 학업 성취도 모두 향상
![]() 63-2. [코리안투데이] FM 시스템의 작동 원리 ©지승주 기자 |
FM 시스템 활용 가이드
⚠️ 현실적인 과제들
- 보급 부족: 전국 특수학교 중 전체 학급에 FM 시스템을 갖춘 곳은 극소수
- 관리 문제: 기기 노후화, 배터리 관리, 호환성 문제
- 전문 인력 부재: 청능사 배치 부족으로 제대로 된 관리와 교육 어려움
- 교사 교육: FM 시스템 사용법에 대한 교사 연수 필요
교사를 위한 실천 가이드
💡 교실 환경 최적화
🪑 좌석 배치
- 교사 앞쪽 중앙 자리 배정
- 창문이나 복도 쪽 피하기
- 듣는 귀 방향 고려
- 교사 얼굴이 잘 보이는 위치
🗣️ 의사소통 전략
- 학생을 향해 말하기
- 명확하고 천천히 발음
- 중요 내용은 칠판에 기재
- 시각 자료 적극 활용
🔇 소음 관리
- 교실 문 닫기
- 카펫이나 흡음재 설치
- 책상 다리에 펠트 부착
- 수업 중 조용한 환경 유지
수업 진행 시 체크리스트
📋 매일 확인해야 할 사항
- 아침: 보청기/인공와우 작동 확인, FM 시스템 배터리 체크
- 수업 중: 정기적으로 아이와 눈 맞춤, 이해도 확인 질문
- 그룹 활동: 난청 학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 부여
- 오후: 청취 피로 징후 관찰 (산만함, 멍한 표정)
- 하교 전: 다음 날 준비물 서면으로 전달
![]() 63-3. [코리안투데이] FM 시스템의 작동 원리 © 지승주 기자 |
사회성 발달과 또래 관계
난청 아동이 겪는 사회적 어려움
💔 흔한 사회적 문제들
- 또래 관계 형성 어려움: 대화 내용을 놓쳐서 대화에 끼기 힘듦
- 오해와 갈등: 듣지 못해 무시하는 것으로 오인됨
- 사회적 고립: 점차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남
- 자존감 저하: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인식
- 학교 부적응: 심한 경우 등교 거부까지
긍정적인 또래 관계 만들기
🤝 실천 전략
학급 전체 교육
- 난청에 대한 이해 교육
- 보청기 작동 원리 소개
- 의사소통 방법 안내
- 차이 존중 문화 조성
버디 시스템
- 짝꿍 제도 활용
- 준비물 확인 도움
- 그룹 활동 시 지원
- 자연스러운 우정 발달
강점 부각
- 잘하는 과목/활동 찾기
- 학급 내 역할 부여
- 성취 경험 제공
- 자신감 향상
부모-교사 협력의 중요성
🤝 효과적인 협력 체계 구축
정기적인 소통
- 월 1회 면담
- 알림장 활용
- 이메일/문자 공유
- 학습 진도 공유
정보 공유
- 청력 상태 변화
- 기기 문제 발생
- 특별한 어려움
- 긍정적인 변화
협력 전략
- 개별화 교육 계획
- 학습 자료 사전 제공
- 가정 학습 지원
- 전문가 자문
학부모를 위한 가정 지원 전략
🏠 매일의 실천
- 기기 점검 습관화
매일 아침 보청기/인공와우 작동 확인, 배터리 교체
- 학교생활 대화
하루 일과 공유, 어려웠던 점 경청, 문제 해결 함께 고민
- 예습 시간 확보
다음 날 배울 내용 미리 읽어보기, 핵심 단어 익히기
- 복습과 보충
수업에서 놓친 부분 보충, 이해 정도 확인
- 자신감 키우기
작은 성취도 칭찬, 긍정적 피드백, 강점 격려
![]() [코리안투데이] 63-4.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습하는 모습 © 지승주 기자 |
정부 지원 제도와 활용법
💰 받을 수 있는 지원
- 장애인 등록: 청각장애 진단 시 복지 혜택
- 보청기 지원: 5년마다 최대 131만원
- 인공와우 지원: 수술비 및 매핑 비용
- FM 시스템: 교육청 지원 신청 (지역별 상이)
- 특수교육 지원: 통합학급 내 특수교육 서비스
- 언어치료: 바우처 제도 활용
✨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황금률
1. 조기에 적절한 청각 보조 장치 착용
2. FM 시스템 등 보조 청취 기기 활용
3. 교사와의 긴밀한 협력
4. 긍정적인 또래 관계 형성
5. 가정에서의 지속적인 지원과 격려
마무리하며: 장애가 아닌 다양성으로
학령기는 아이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입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학습 습관, 사회성, 자존감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난청 아동도 적절한 지원만 있다면 또래와 동등하게 배우고, 성장하고,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난청 아동’이 아닌 ‘난청을 가진 한 명의 소중한 학생’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교사, 부모, 친구들이 함께 협력하여 듣기 장벽을 낮추고,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더욱 포용적이고 따뜻한 공동체로 성장할 것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청소년기 난청 – 이어폰의 위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청소년들, 소음성 난청의 급증과 예방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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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주 센터장
스타키 보청기 종로센터 센터장
15년 경력의 의학 전문 칼럼니스트
난청 재활 및 보청기 fitting 전문가
학령기 아동 청각 재활 전문 상담사
코리안투데이 건강칼럼 | 소리의 재발견 – 난청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학령기 아동의 청력과 학습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있으시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나 청각 전문가, 그리고 학교 특수교육 담당교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