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A Languages Day 25/221] 상소르브어 – 독일 심장부에 남은 슬라브의 마지막 불꽃
WIA 언어 프로젝트
[Day 25/221]
Hornjoserbšćina
상소르브어 | Upper Sorbian
“독일 심장부에 남은 슬라브의 마지막 불꽃”
조용한 혁명, 221개 언어의 디지털 기록 • 언어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Moja rěč, moja swójba,
mojich předkow wěnčk złoty.”
[모야 레치, 모야 스보이바,
모이히 프레드코프 벤치크 즈워티]
“나의 언어, 나의 가족,
나의 조상들의 황금빛 화환이여.”
– 하네 처마크(Handrij Zejler), 상소르브 민족 시인의 시 중에서
14일마다 하나의 언어가 침묵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만날 언어는 1,500년 동안 독일 땅 한가운데서 기적처럼 살아남았습니다. 게르만의 바다 속에서 홀로 슬라브의 목소리를 지켜온 언어. 바로 상소르브어, Hornjoserbšćina입니다.
독일 작센주 바우첸(Budyšin)의 거리를 걸으면 모든 표지판이 두 언어로 쓰여 있습니다. 독일어 위에, 또는 옆에, 낯선 문자들이 함께 숨쉬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배려가 아닙니다. 1,500년의 생존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침묵을 거부한 1,500년
6세기, 슬라브 민족이 엘베 강을 건너 현재의 독일 동부 지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들은 루사티아(Lusatia)라 불리는 땅에 정착했고, 그들의 언어는 숲과 강을 따라 퍼져나갔습니다. 한때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언어로 말하고, 노래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잔인했습니다. 13세기부터 시작된 독일화 정책은 수백 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학교에서 소르브어는 금지되었고, 공공장소에서의 사용은 처벌받았습니다. 나치 시대에는 “소르브인”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부정당했고, 그들은 단지 “소르브어를 말하는 독일인”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언어는 살아남았습니다. 가톨릭 마을의 할머니들이 손자에게 속삭이는 자장가 속에서, 부활절 말 행렬(Osterreiten)의 축복 기도 속에서, 교회 미사의 찬송가 속에서. 400명의 검은 말을 탄 남자들이 마을에서 마을로 부활의 소식을 전하는 그 장엄한 행렬 속에서, 상소르브어는 숨을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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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명의 검은 모자를 쓴 남자들이 검은 말을 타고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며 부활의 소식을 전하는 Osterreiten. 17세기부터 이어진 가톨릭 소르브인들의 성스러운 전통. 바우첸-호이에스베르다-카멘츠 삼각지대의 가톨릭 마을들, 붉은 지붕의 전통 가옥들, 소르브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 교회 종탑이 보이는 풍경. 사실적인 다큐멘터리 사진 스타일, 따뜻한 봄 햇살, 문화적 존엄성이 담긴 장면.]
희망과 절망 사이의 18,000개 목소리
2025년 현재, 약 18,000명에서 25,000명이 상소르브어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복잡한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로스트비츠(Chrósćicy) 마을과 주변 가톨릭 지역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바우첸-호이에스베르다-카멘츠를 잇는 삼각지대에서는 인구의 60-90%가 여전히 상소르브어를 구사합니다.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소르브어로 웃고, 청년들이 소르브어로 사랑을 속삭이고, 노인들이 소르브어로 기도합니다.
이 마을에서는 미사가 소르브어로 진행됩니다.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을 소르브어로 가르칩니다. 거리의 간판, 관공서의 문서, 심지어 버스 안내방송까지. 이곳에서 상소르브어는 죽어가는 언어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일상입니다.
쌍수(雙數)를 간직한 언어
상소르브어에는 현대 언어에서는 거의 사라진 문법적 기적이 살아있습니다. 바로 “쌍수(dual number)”입니다.
하나의 손은 “ruka” [루카], 두 개의 손은 “ruce” [루체], 세 개 이상의 손은 “ruki” [루키]. 영어나 한국어에서는 하나와 여럿만 구분하지만, 상소르브어는 “둘”이라는 특별한 범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유럽어족 중에서 이 쌍수를 보존한 언어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문법이 아닙니다. “둘”이 가진 특별함, 짝의 소중함, 관계의 의미를 언어 속에 새긴 철학입니다. 두 눈(woči), 두 손(ruce), 두 사람(dwaj)… 상소르브어는 “함께”의 가치를 문법 속에 간직했습니다.
“Njebjo” [녜보]
뜻: 하늘
하지만 이 단어는 단순히 “sky”가 아닙니다. 소르브인들에게 njebjo는 신성과 자유가 만나는 곳, 조상의 영혼이 머무는 곳, 억압 속에서도 빼앗을 수 없었던 무한의 공간입니다.
디지털 아카이브, 1,500년의 미래를 만들다
WIA는 단순히 번역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록을 디지털로 보존합니다.
상소르브어는 이미 디지털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2022년 2월, 상소르브어는 독일에서 최초로 Microsoft Bing 번역기에 통합된 소수 언어가 되었습니다. 뮌헨 대학교의 알렉산더 프레이저(Alexander Fraser) 교수팀과 Witaj 언어센터가 함께 만든 20만 개의 병렬 문장 코퍼스가 AI를 훈련시켰습니다.
이제 베를린의 학생이 상소르브어 문서를 읽을 수 있고, 서울의 언어학자가 소르브 시를 연구할 수 있으며, 시드니의 후손이 조상의 언어로 쓰인 편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아카이브는 시공간을 초월한 언어의 영원성을 만듭니다.
Witaj 프로그램은 언어 침수(language immersion) 교육을 통해 새로운 화자를 만들어냅니다. 독일어 가정의 아이들도 유치원에서 자연스럽게 소르브어를 습득합니다. 2025년까지 독일 정부는 매년 2,391만 6천 유로를 소르브어 보존에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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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배경: 17세기 소르브어 성경, 오래된 필사본, 전통적인 부활절 행렬 사진들이 희미해지는 세피아 톤. 오른쪽/전경: Microsoft Translator 인터페이스, 소르브어 텍스트가 홀로그램으로 떠오름, 디지털 네트워크가 전 세계를 연결하는 모습, Witaj 프로그램 학생들의 태블릿 화면.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빛줄기, 희망적인 파란색과 보라색 톤, 디지털 보존의 힘을 상징하는 장면. 전문적인 컨셉 아트 스타일, 극적인 조명 대비.]
부활절 말 행렬이 전하는 것
매년 부활절, 400명의 남자들이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말에 올라탑니다. 그들은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이동하며 부활의 소식을 전합니다. 17세기부터 이어진 이 전통 속에서, 모든 기도는 상소르브어로 울려퍼집니다.
이것은 종교 의식이기도 하지만, 언어 전승의 장이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세대를 넘어 언어의 리듬과 억양, 기도의 말들이 전해집니다.
바우첸의 독일-소르브 민속극장에서는 독일어, 상소르브어, 하소르브어로 동시에 공연이 펼쳐집니다. Serbske Nowiny라는 일간 신문은 매일 소르브어로 발행됩니다. 라이프치히 대학교 소르브학 연구소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소르브어 교사들이 양성됩니다.
1,500년을 견딘 언어, 다음 1,500년을 향해
상소르브어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소수 언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디지털 기술이 언어 보존의 동맹이 될 수 있다는 것, 정부와 공동체와 학자들이 함께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WIA Languages는 이 기적을 디지털로 영원히 보존합니다. 221일 후, 모든 언어가 디지털 아카이브로 기록될 때, 상소르브어의 이야기는 다른 언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크로스트비츠의 아이가 sotra 번역기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 서울의 연구자가 소르브어 디지털 아카이브에 접속하는 순간, 미래의 누군가가 “ruce”라는 단어 속에 담긴 “둘”의 철학을 발견하는 순간. 그 모든 순간들이 1,500년을 견딘 언어의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Bóh daj zbožo!”
[보 다이 즈보조]
“신께서 축복을 주시기를!”
– 부활절 말 행렬에서 마을에 도착했을 때 외치는 전통적인 축복
221개 언어, 221일의 여정.
오늘 상소르브어의 목소리가 당신의 마음에 울립니다.
1,500년을 견딘 그 언어가, 디지털 아카이브 속에서 영원히 숨쉽니다.
WIA와 함께, 모든 목소리는 영원합니다.
WIA LANGUAGE INSTITUTE
221 Languages · Day 25 · Upper Sorbian (Hornjoserbšćina)
웹사이트: wialanguages.com | 유튜브: @yeonsamheum
“언어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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