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삶은 소풍 — 목적 없이도 충분히 값진 인생

 

인생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다. 장자는 삶을 ‘소풍’에 비유하며, 바쁨과 경쟁에서 벗어나 존재 자체를 즐기라 말한다. 우리는 이미 하늘로부터 삶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그러니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 쉬고 머물며 웃을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한 박자 쉬면 인생은 두 배로 깊어진다.

 

 [코리안투데이] 머릿돌105. 삶은 소풍 — 목적 없이도 충분히 값진 인생  © 지승주 기자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바빠졌을까.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멈추면 뒤처질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소모한다. 그러나 장자는 분명히 말한다. 인생은 ‘일’이 아니라 ‘소풍’이라고.

 

소풍에는 성과가 없다.

잘 가야 할 이유도, 남보다 빨라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걷고, 쉬고, 바라보고, 웃으면 된다.

 

장자는 삶을 어떤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말라고 경계했다. 성공, 출세, 명예는 삶의 부차적인 결과일 뿐, 삶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삶은 이미 그 자체로 완성된 선물이다.

 

우리는 모두 이 우주에서 선택받아 이 땅에 왔다. 아직 태어나지 못하고 차례를 기다리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는 가운데,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삶을 마치 빚 갚듯 살아간다.

 

‘소요유’란 멀리 떠나 노니는 것이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중간에도 쉬는 것.

이 세 번의 쉼이 있어야 진짜 여행이 된다.

 

여생의 종착역은 누구에게나 가까워지고 있다. 그래서 더 조급해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려놓을수록 마음은 가벼워지고, 가벼워질수록 삶은 선명해진다.

 

동심으로 돌아가 웃고, 천천히 걷고, 오늘의 햇살을 느끼는 것. 그것이 장자가 말한 인생의 정답이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이 가장 풍요로운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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