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향후 30년간 약 300척의 전투함 및 군수·지원함을 새로 건조할 계획을 세우면서, 한국 방위산업계가 대규모 수주 기회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미군의 연간 약 20조 원 규모의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부터 군함 신규 건조 사업까지 한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4일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K-방산 이슈 세미나’에서 “한국의 세계적 군함·선박 건조 능력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 기회를 국내 방산업계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미국 해군의 함정 MRO 사업은 매년 약 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장기적으로 신규 군함 300척 건조를 포함한 시장 규모는 약 160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군함 건조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 1척을 건조하는 데 약 18개월과 1조 2000억 원이 소요되지만, 미국에서는 같은 함정을 건조하는 데 약 28개월과 2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쟁력은 한국이 MRO 사업뿐 아니라 신규 군함 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잠수함 분야에서도 한국형 잠수함의 전략적 우수성이 부각된다.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중형급 잠수함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국내 방산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유 의원은 “이제는 국내 방산업계가 ‘원팀’으로 뭉쳐 수출 확대를 위해 협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조선업계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조선 강국인 만큼 함정 수출 분야에서도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방위사업청의 오지연 함정총괄계약 팀장은 “향후 5년 내 300억 달러(약 44조 원) 이상의 함정 수출이 기대된다”며 “국내 조선업체 간 긴밀한 협력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관계자들도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보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 재건에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미국이 중국과의 해군력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해군력 확충 속도에 비해 미국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어, 한국 방산업계가 이러한 틈을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기회는 단순히 함정 MRO 수주를 넘어, 미국 해군력 확충에 기여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글로벌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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