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는 남아 있을까?” 청년 세대, AI 시대의 불안 속에서

 

요즘 청년들의 대화 속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그 일도 AI가 한다던데….”

 

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며, 수많은 직업군이 변화를 겪고 있다. 누군가는 혁신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위협이라 느낀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바로 청년 세대가 서 있다.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려는 청년들은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두려움과 마주하고 있다. 내가 선택한 전공, 내가 준비한 커리어가 AI에게 대체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다.

 

얼마 전 한 대학교 졸업반 학생을 인터뷰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원래 마케터가 꿈이었는데, AI가 광고 문구도 쓰고, 데이터도 분석한다고 하니 맥이 빠지더라고요. 사람보다 잘하면 뭐 하죠?”  이 말 속에는 단순한 기술적 고민이 아닌, 존재 가치에 대한 혼란이 담겨 있었다.

 

사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AI 이전부터도 심각했다. 구조적인 청년 실업, 스펙 경쟁, 비정규직 확대 등은 이미 한 세대 이상 지속되어온 문제다. 그런데 이제는 AI라는 거대한 기술 변수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반복적인 행정직, 단순 회계 업무, 콜센터, 번역, 심지어 기사 작성까지도 AI가 가능해졌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청년들은 ‘출발선’에서부터 이미 뒤처지는 기분을 느낀다.

 

 [코리안투데이] AI 시대의 불안 속에 있는 청년(AI 생성 이미지) © 김미희 기자

그러나 모든 변화가 위협만은 아니다. AI는 분명히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 윤리 전문가, 프롬프트 엔지니어, 디지털 휴먼 디자이너 등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직업들이다. 문제는 그런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준비와 자원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기술의 시대에도 격차는 존재하고, 청년들은 그 사이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흔들린다.

 

정부와 사회는 단지 ‘미래는 AI다’라는 메시지를 넘어서, 그 기술 변화 속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보호받고, 성장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교육 시스템은 느리고, 현장은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도 청년을 단지 ‘비용’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바라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청년들이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협력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청년의 불안을 외면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그 일도 AI가 한다던데”라는 말 뒤에는, “그래도 나는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있다. 우리가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미래는 아직 희망이다.

 

[ 김미희 기자:  incheonsouth@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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