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만 시인의 문학 세계는 자연의 순환인 봄과 인간 내면의 깊은 회상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예술적 미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시편들은 성북동 길상사와 경남 창녕의 유채꽃밭 등 구체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이면에 흐르는 삶과 죽음, 그리고 이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아내며 현대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김현만 시인은 이번 작품들을 통해 자연의 풍경을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유한함 속에서 발견되는 찰나의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심상으로 형상화했습니다. 특히 ‘회상’과 ‘창녕의 봄’ 같은 작품들은 서정적인 문체 속에 날카로운 자아 성찰을 녹여내며 한국 서정시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 [코리안투데이] 자연의 순환에서 길어 올린 삶의 철학과 그리움의 미학 © 김현수 기자 |
김현만 시인의 시 ‘회상’은 사랑하는 대상을 잃은 후의 고독을 ‘강’과 ‘바다’라는 물의 이미지를 통해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너 없는 세월 나는 홀로 강이 되어 낮과 밤 구별 없이 바다를 그리워했노라”라는 구절은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멈추지 않는 그리움을 시각화한 대목입니다. 시인은 정열과 열정이 하얀 파도처럼 부서지던 날의 아픔을 노래하며, 텅 빈 가슴 속에 남겨진 상처를 ‘곰보딱지 이름표’에 비유하는 파격적인 수사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슬픔을 단순히 관념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구체적인 촉각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독자가 시적 화자의 고통에 실감 나게 공감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성북동 길상사를 배경으로 한 시 ‘성북동 길상사’에서는 문학적 깊이가 더욱 확장됩니다. 시인은 길상사를 ‘어머니 자궁 속’에 비유하며 절대적인 평온의 공간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느끼는 중생의 서글픔을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노승의 설법이 차갑게 가슴 위로 내려앉는다”는 표현은 종교적 위안 앞에서도 떨쳐낼 수 없는 인간의 본원적인 고뇌를 잘 드러냅니다. 특히 조지훈 시인과 법정 스님의 성함을 언급하며 성북동 골짜기에 서린 문학적, 정신적 유산을 현재의 시점으로 소환합니다. 5월의 푸른 시향과 영춘화의 별꽃을 통해 보여주는 생명력은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이승의 꽃구름으로 승화되어 나타납니다.
또한 ‘창녕의 봄’은 지역의 문화적 특색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데 버무린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창녕 관용산 용선대의 석조 여래 좌상을 우러러보며 시작되는 이 시는, 33만 평에 달하는 유체 꽃밭의 장관을 온 누리의 광명으로 해석합니다. “이 좋은 자연 풍광 아니 보고 저승 어이 가시려는가”라는 외침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것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주어진 생의 환희를 놓치지 말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영산 쇠머리대기 축제와 줄다리기 같은 전통 민속 문화를 시의 소재로 채택하여 향토적 서정성을 강화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김현만 시인의 시 세계에서 봄은 단순히 따스한 계절이 아니라, 치장한 아가씨처럼 화려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인생의 해답을 구하는 구도자의 길에서 만나는 성찰의 계기로 작용합니다. ‘봄 아가씨’에서 보여주는 ‘오색 치마’와 ‘꽃신’의 이미지는 경쾌한 봄의 생동감을 전달하지만, ‘길에서’라는 작품에서는 “수많은 책들과 선인들이 남긴 구전도 해답을 주지 못하는구나”라며 진리를 향한 끝없는 목마름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양면성은 김현만 시인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다층적이고 깊이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그의 시는 독자들로 하여금 각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회상’의 파도를 마주하게 하며, 동시에 창녕의 노란 유채꽃밭처럼 찬란한 희망을 꿈꾸게 합니다.
한국 문단에서 김현만 시인이 보여주는 이러한 서정적 탐구는 자극적인 소재가 범람하는 시대에 고요한 울림을 줍니다. 그의 시는 읽는 이의 마음을 씻어주는 정화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그가 오랜 시간 동안 자연과 인간을 관찰하며 다듬어온 문장의 힘에서 기인합니다. 시인은 이별 앞에서 “작별은 그리움을 낳는 죄이기에 서글픈 이별은 눈물만 뿌리게 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그 작별마저 삶의 일부로 수용하는 초연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김현만 시인의 문학적 여정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삶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인이 그려내는 하얀 목련의 탐스러운 얼굴처럼, 우리의 삶 또한 고통 뒤에 반드시 피어날 꽃을 기다리고 있음을 그의 시는 묵묵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 참고 링크: [한국시인협회](https://www.google.com/search?q=http://www.koreanpoets.org/) ]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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