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성인지 감수성을 위한 실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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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중랑

 [코리안투데이] 경로당 어르신들의 평등한 소통의 대화 © 안소영 칼럼니스트

 

왜 노년기에 성인지교육이 필요한가?

 

이 나이에 무슨 교육이에요?”

 

경로당에서 성인지 교육을 시작하려 하자, 한 어르신이 손사래를 치며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평생 살아온 대로 살면 되지, 이제 와서 뭘 배워요?”

 

이 질문은 매우 자연스럽고 솔직한 반응입니다. 우리는 흔히 배움을 젊은 시절의 일로만 생각하고, 노년기는 그저 살아온 방식대로 편안하게 지내면 되는 시기라고 여기곤 합니다. 그러나 평생교육의 가치가 강조되는 지금, 노년기야말로 새로운 배움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다음 세대와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특히 성인지 교육은 단순히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변화한 세상을 이해하고, 더 행복한 노년을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지혜입니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출발점입니다.

 

1. 시대가 변했습니다: 세대 간 소통의 필요성

 

 [코리안투데이] 1960년대와 2025년 비교 © 안소영 칼럼니스트

 

우리가 살아온 시대

 

현재 노년층 대부분은 1940~1960년대에 태어나 성장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한다는 성역할 구분이 명확했습니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권위를 가졌고, 어머니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당연시되었습니다.

이런 역할 구분은 당시 사회 구조와 경제 환경에서 나름의 합리성을 가졌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던 시기, 생존을 위한 효율적인 분업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어르신들은 우리 때는 그게 당연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지금 세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지만 2025년 현재, 세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일반화되었고, 많은 여성들이 전문직에 종사합니다.

 

법과 제도가 변했습니다. 성평등 기본법,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육아휴직 제도 등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가족 구조가 다양해졌습니다. 1인 가구, 비혼, 재혼 가정이 늘어났고, 가족의 형태가 획일적이지 않습니다.

 

가치관이 바뀌었습니다. 개인의 선택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자녀 세대, 손자녀 세대와의 갈등은 불가피합니다.

 

 손자녀 세대와의 소통

 

 [코리안투데이] 손자녀 세대와의 소통 © 안소영 칼럼니스트

 

할아버지, 그건 성차별이에요.”

손자가 던진 이 한마디에 당황하신 적 있으신가요? 어르신 입장에서는 그저 예전부터 해오던 말이었는데, 손자녀는 불편함을 표현합니다.

여자애가 그렇게 활발하면 어떡해

남자가 부엌일을 하면 쪽팔리지

시집가서 고생할까 봐 걱정이네

 

이런 말들은 걱정과 사랑에서 나온 것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말로 들립니다. 세대 간 언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하는 가족 간에도 거리가 생깁니다.

 

성인지 교육은 손자녀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건강하게 소통하기 위한 다리입니다.

 

2. 노년기 삶의 질 향상: 더 행복한 노후를 위하여

 

 [코리안투데이] 우리나라 부부의 변화 © 안소영 칼럼니스트

 

부부관계의 재발견한국 남성의 평균 은퇴 연령은 약 49,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어섭니다. 은퇴 후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30년 이상입니다. 과거 직장생활로 바쁘던 시절에는 몰랐던 문제들이 이 시기에 표면화됩니다.

 

남편이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요

많은 여성 노인들이 호소하는 문제입니다. 평생 밖에서 일하던 남편이 은퇴 후 집에 있지만, 가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아내에게 이것저것 요구만 합니다. 아내는 남편 뒷바라지라는 또 다른 일이 생긴 것처럼 느낍니다.

 

아내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일부 남성 노인들은 가정에서의 역할을 찾지 못해 소외감을 느낍니다. 평생 경제활동으로 가족을 책임졌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은퇴 후에는 집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평등한 부부관계가 가져오는 변화

 성인지 교육을 통해 부부가 평등한 관계를 배우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가사노동의 공정한 분담:요리, 청소, 빨래를 함께 나누면서 서로의 노고를 이해하게 됩니다.

 

상호 존중하는 대화: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를 주고받으며 관계가 부드러워집니다.

 

함께하는 여가 활동:각자의 취미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즐거움을 찾아갑니다.

 

실제로 부부 성인지 교육에 참여한 많은 어르신들이 관계가 훨씬 편해졌다“, “말이 통하니 싸움이 줄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지역사회에서의 평등한 관계

 

 [코리안투데이] 평등한 소통의 경로당 © 안소영 칼럼니스트

 

경로당, 노인대학, 복지관 등 노년기 사회활동 공간에서도 성평등은 중요합니다.

경로당에서 남성들만 윗자리에 앉고, 여성들은 부엌일만 하는 문화회장은 늘 남성, 총무는 여성이라는 고정된 역할특정 성별을 대상으로 한 성적 농담이나 외모 품평

 

이런 문화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을 주고, 참여를 꺼리게 만듭니다. 평등한 모임 문화를 만들면 모든 구성원이 더 즐겁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성폭력 예방: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기 위하여

 

 [코리안투데이] 두 사람사이의 적절한 거리와 경계선 동의가 필요 © 안소영 칼럼니스트

 

노인 성폭력,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나이에 무슨 성폭력이 있겠어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시지만, 통계는 다릅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인 대상 성폭력은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요양시설, 경로당 등 노인 밀집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많은 피해가 신고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피해 노인들은 창피해서“, “누가 믿어주겠어“, “나이 들어 호들갑 떤다고 할까 봐침묵합니다.

 

그때는 괜찮았는데라는 착각

 

 [코리안투데이] 상대방의 느낌이 중요 © 안소영 칼럼니스트

 

어깨 한 번 툭툭 치는 게 뭐가 문제예요?”

예쁘다고 칭찬한 건데 성희롱이라고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예민해.”

이런 말들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혹은 직접 하신 적도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행동들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 외모 품평, 성적인 농담은 성희롱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의도가 아니라 상대방의 느낌입니다.

농담이었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상대방의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되었을 때반대로 어르신 본인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하는 경우경로당에서 다른 어르신에게 성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족이나 지인에게 피해를 입었지만 말하기 어려운 경우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성인지 교육은 가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과 동시에, 피해자가 되었을 때의 대응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4. 존중받는 노년을 위하여

 

 [코리안투데이]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나무 © 안소영 칼럼니스트

 

비난이 아닌 성장

그러니까 우리가 다 틀렸다는 거네요?”

이런 오해를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지 교육은 어르신들을 비난하거나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르신들이 살아오신 삶과 선택들은 그 시대의 맥락 속에서 최선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자녀를 키우고, 어려운 시대를 버텨내신 그 노력과 가치는 결코 외면될 수 없습니다.

다만, 시대가 변했으니 우리도 함께 배우고 적응하자는 것입니다.

 

배움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경험이 풍부한 노년기야말로,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통합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손자녀에게 본보기가 되는 어르신

 

 [코리안투데이] 손자에게 본보기가 되는 어르신  © 안소영 칼럼니스트

 

우리 할아버지는 달라요. 설거지도 하시고, 할머니 말씀도 잘 들으세요.”

손자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할아버지.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품격 아닐까요?

 

성평등한 태도를 가진 조부모는 손자녀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됩니다.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을 보고 배웁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존중하고, 집안일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본 아이는 자연스럽게 평등한 가치관을 배웁니다.

 

평생 배우고 성장하는 우리

 

일흔, 팔십 나이에도 스마트폰을 배우고, 유튜브를 시청하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그처럼 성인지 감수성도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가 왜 이걸 배워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배우다 보면, 이것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변화는 늦지 않았습니다. 존중받는 노년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코리안투데이] 평등하게 함께 존중하는 행복한 노후  © 안소영 칼럼니스트

 

이 칼럼은 어르신들의 더 행복하고 존중받는 노년을 위한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배움은 언제나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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