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대형 반려식물 집 앞에서 치료받는다…서울 자치구 최초 ‘찾아가는 관리 서비스’

양천구, 대형 반려식물 집 앞에서 치료받는다…서울 자치구 최초 ‘찾아가는 관리 서비스’

양천구가 대형 반려식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전문가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식물을 수거·치료 후 되돌려주는 맞춤형 원예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도입된 이 프로그램은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정서적 안정감 회복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으로, 올해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찾아가는 반려식물 관리서비스 현장에서 분갈이 중인 이기재 양천구청장
© 변아롱 기자

 

대형 반려식물은 높이 1.6m 이상, 무게도 수십 킬로그램에 달해 일반 가정에서 직접 옮기거나 분갈이를 하기 쉽지 않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해충과 곰팡이 발생으로 실내 공기질이 악화되고, 식물이 서서히 시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서적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양천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부터 ‘찾아가는 대형 반려식물 관리서비스’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약 900건의 관리 사례를 기록했다.

 

이번 사업은 오는 9월 15일까지 신청을 받아 10월 1일부터 본격 운영된다. 원예 전문가가 직접 주민 가정을 방문해 대형 식물을 수거한 뒤, 분갈이, 살충제 및 영양제 투여, 가지치기, 병충해 진단 및 치료, 관리법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치료를 마친 식물은 다시 해당 가정으로 안전하게 반환된다. 관리 대상은 양천구민 가운데 200가구로 제한되며, 가구당 최대 2건까지 무료 신청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단순한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가 기본적인 관리법을 직접 안내해 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물 주기 간격, 실내 적정 온·습도, 햇빛 환경, 환기 주기 등 구체적 생활 팁을 제공함으로써 주민 스스로도 장기적인 관리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양천구는 중·소형 반려식물을 위한 현장 관리 서비스도 병행한다. 오는 9월 13일 신월2동 장수공원, 9월 27일 목3동 소공원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반려식물을 직접 가져오면 현장에서 분갈이와 치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반려식물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반려식물 관리 서비스’, 도시농업공원 내 상담소와 오목공원 식물쉼터 운영, 정원·원예 교육 서비스, 취약계층 어르신을 위한 반려식물 기부·보급까지 정책 범위가 넓다. 구는 이를 통해 단순한 원예 서비스가 아닌 정서적 안정과 삶의 활력 증진이라는 사회적 효과를 노린다.

 

전문가들은 반려식물이 단순히 실내 장식품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기여하는 생활 파트너라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반려식물 수요가 급증했지만, 관리 부담으로 인해 중도 포기 사례가 늘어난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의 돌봄 정책은 새로운 공공서비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반려식물은 누군가에게 일상의 활력소가 되지만,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또 다른 짐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서비스가 구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천구의 사례는 단순한 식물 관리 지원을 넘어 도시 생활 속 정서적 돌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반려동물에 이어 반려식물까지 ‘돌봄 서비스’를 공공이 지원하는 흐름이 확산된다면, 앞으로 전국 자치단체의 정책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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