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먼저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전세가 상승과 월세 전환 가속화는 이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대비용까지 키우며, 저소득 가구의 주거 이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현실을 반영한 기준 조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저소득 주민에게 무료중개서비스 지원 사업을 안내 중인 모습(사진=양천구청) |
양천구는 이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주민의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해 ‘저소득 주민 무료중개서비스’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은 지원 대상 주택의 전·월세 환산 보증금 기준을 기존 1억 원 이하에서 1억 5천만 원 이하로 상향한 점이다. 이를 통해 최근 주택 임차료 상승으로 기존 기준에서 제외됐던 기초생활수급 가구 상당수가 다시 제도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저소득 주민 무료중개서비스’는 양천구로 전입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대상으로, 전·월세 계약 시 발생하는 중개보수를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사 비용 중 상대적으로 간과되기 쉬운 중개수수료는 저소득 가구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해 왔고, 이에 양천구는 2014년부터 해당 서비스를 도입해 생활밀착형 주거복지 정책으로 운영해 왔다.
이번 지원 기준 상향은 단순한 금액 조정이 아니라, 최근 주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전·월세 보증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최근 3년간 주택 임차료가 1억 원을 초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기초생활수급 가구가 꾸준히 늘어났고,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이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원 기준을 현실화하고,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사업 운영 방식도 비교적 명확하다. 중개보수는 거래금액 7천5백만 원 이하의 경우 양천구와 공인중개사협회가 절반씩 분담해 지원하고, 전·월세 환산 보증금 1억 5천만 원 이하의 경우에는 양천구가 중개보수를 전액 부담한다. 이를 통해 저소득 주민의 초기 주거 이전 비용을 최소화하고, 보다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구조를 갖췄다.
지원을 희망하는 주민은 전입신고 시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 시에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중개수수료 영수증, 수급자 증명서, 통장 사본,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해야 하며, 행정 절차를 전입신고와 연계함으로써 별도의 추가 방문 부담을 줄였다. 이는 정책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실무적인 개선으로 평가된다.
양천구는 무료중개서비스 외에도 주거 불안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부동산·주거복지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 안심 전세가격 안내 시스템 구축·운영,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전세피해 지원센터 운영 등은 계약 단계부터 사후 관리까지 주거 전 과정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발성 지원을 넘어, 주거 안정성을 구조적으로 높이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주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현실 반영성’을 꼽는다. 기준은 있지만 실제 시장과 괴리가 클 경우 정책 효과는 급격히 떨어진다. 이번 양천구의 기준 상향은 전·월세 시장 변화에 대응해 제도를 재조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보증금 기준을 현실화함으로써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행정 지원이 실제 생활에 닿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점이 주목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번 무료중개서비스 확대로 저소득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새 보금자리에서 주거 안정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여건 변화에 맞춰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주거복지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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