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래식 공연장과 미술 전시회에서 일부 관람객의 부적절한 태도로 인해 공연 흐름이 끊기거나 작품이 훼손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성숙한 공연장 에티켓 준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예술의전당 챔버홀에서 발생한 소음 소동과 미술제 전시 작품 훼손 사건은 예술을 향유하는 시민 의식의 현주소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술가들이 수개월 혹은 수년간 준비한 결과물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는 관객 스스로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배려와 예절이 필수적입니다.

공연장은 단순히 눈과 귀로 즐기는 장소를 넘어 연주자와 관객이 호흡을 맞추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최근 라메르에릴의 공연 중 한 관람객이 30분 동안 비닐봉지를 바스락거리며 소음을 유발해 주변 청중이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주변에는 피아노 전공 교수진 등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으나 계속되는 소음과 부적절한 등산복 차림의 관람객들로 인해 향후 연주회 초대 중단까지 논의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이는 연주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비싼 값을 치르고 공연을 보러 온 다른 관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성숙한 관람 문화를 위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원칙은 정숙입니다. 공연장 내부 설계는 작은 소리도 멀리 퍼지도록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어 속삭이는 대화나 비닐 소리, 안약을 넣기 위해 고개를 젖히는 부스럭거림조차 연주자에게는 커다란 방해 요소가 됩니다. 또한 곡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는 행위는 연주자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습니다. 박수는 모든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나 연주자가 완전히 일어났을 때 보내는 것이 관례이며 잘 모를 때는 다른 관객들의 반응을 살핀 후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각 예술 전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회랑미술제에 참여한 한 젊은 작가는 최근 관람객들이 금박 불교화 작품을 직접 손으로 만져 훼손한 사건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SNS에 토로했습니다. 작품을 만지는 행위는 단순히 지문을 남기는 것을 넘어 유화 물감을 뭉개거나 금박을 탈락시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힐 수 있습니다. 예술 작품은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기본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작가의 허락 없이 작품에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이는 법적인 보상 책임을 떠나 예술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입니다.
관람객의 복장 또한 공연장 에티켓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결혼식에 격식을 갖추고 가듯 클래식 음악회나 전시회에도 장소의 분위기에 맞는 단정한 차림이 요구됩니다. 등산복이나 과도하게 노출된 의상은 연주 현장의 격조를 떨어뜨리고 다른 관객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의 관람 매너가 부정적으로 회자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가 품격 있는 차림새를 갖추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른다운 행동을 보일 때 비로소 진정한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공연장에 입장할 때는 반드시 스마트폰을 무음 모드로 설정하거나 전원을 꺼야 합니다. 공연 도중 화면 불빛이 들어오는 소위 퐁당퐁당 현상은 주변 사람들의 시야를 분산시켜 몰입을 방해합니다. 또한 의자 등받이에 등을 바짝 기대어 관람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뒷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좌우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우리 가족이나 자녀가 무대 위에서 힘들게 연주하고 전시한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할 때 대한민국의 문화 수준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문화예술 에티켓 가이드라인 안내 (예술의전당 공식 홈페이지) ]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