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와 반간첩법 여파… 중국 외국인 투자 3년만에 77분의 1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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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무안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2021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감소하며 지난해 45억 달러로 추락했다. 이는 199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3년 만에 7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미중 경쟁 격화와 중국 내 소비 부진, 반간첩법 시행, 반외세 분위기 등 복합적 요인이 외국 자본의 빠른 이탈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출처: 조선일보 최유식 기자)

 

미국의 제재와 반간첩법 여파… 중국 외국인 투자 3년만에 77분의 1로 급감

 [코리안투데이지난 2023년 4월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 주변의 한 아파트단지폭스콘이 인도 이전을 위해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면서 아파트단지 주변 상가가 텅빈 모습이다. (사진제공시나닷컴조선일보ⓒ 박찬두 기자

 

2021년 정점 대비 77분의 1 토막

조선일보 최유식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 중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45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20213441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치와 비교해 7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20221902억 달러, 2023427억 달러로 감소세가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1992년 이후 최저치인 45억 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작년 외국인 직접투자(FDI) 346억 달러의 13% 수준이다.

 

반대로, 중국 기업들의 작년 해외 직접투자는 1728억 달러를 기록했다. 들어오고 나간 걸 따져보면 1684억 달러가 유출된 셈인데, 사상 최고액수이다.

 

제조업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줄줄이 철수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 리창 총리 주도로 외자 안정 행동 계획을 추진하며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외국인 투자 급감에 대해 중국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외국 자본이 철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떠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중 경쟁이 꼽힌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는 경우 미국의 대중 제재와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인도, 동남아시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최유식 기자는 보도에서 일본 소니와 마쓰시타, 미국의 델과 휼렛패커드(HP) 등 주요 기업들이 지난 2년간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동남아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일본 브리지스톤은 중국 내 모든 공장을 정리했으며, 미국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구시설을 폐쇄했다. 특히 애플의 주요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은 중국 내 고용 규모를 30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줄이며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생산 기반을 옮겼다.

  

 [코리안투데이중국 외국인 직접투자(FDI)  연도별 추이(그래픽제공: 조선디자인랩 김영재) ⓒ 박찬두 기자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도 외국 자본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와 중산층의 소비 감소로 인해 소비재 시장이 위축되었고, 외국 기업들은 이익을 내기보다는 손실을 줄이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최유식 기자는 구찌,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버버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과거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지만, 최근에는 점포를 폐쇄하며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만 해도 6대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중국 내 점포 14곳을 닫았다.

 

2023년부터 시행된 반간첩법은 외국 기업의 경영 환경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 법으로 인해 외국 기업들은 언제든지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 미국 로펌 스카덴 등 금융·법률·조사 분야의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제조업과 소비재, 서비스 분야에서도 외국 기업들의 철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외자 고용 규모 15% 이상 감소

외국 기업의 철수는 중국 내 고용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국 기업의 고용 규모는 15% 이상 감소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닛케이는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외국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성장해온 중국 경제가 갈림길에 섰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의 콴즈슝 연구원은 미중 충돌이 일상화된 가운데 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철수가 가속화되고 있다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안투데이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월 10일 자 1면 기사에서 외국인 투자가 급감한 것과 관련해 중국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외국 자본이 철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제공인민일보조선일보ⓒ 박찬두 기자

 

조선일보 최유식 기자는 중국 경제는 외국 자본과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의 외국 자본 이탈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경쟁, 내수 침체, 반간첩법, 반외세 분위기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중국 경제는 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외국 자본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큰 위기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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