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죽는 법’은 곧 ‘잘 사는 법’이다

 

‘잘 죽는 법을 배운다’는 말은 처음엔 낯설고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그 여정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는 삶의 깊이와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이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유언장을 작성하거나 장례 방식을 정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삶을 돌아보고, 의미 있게 정리하며,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한 실천적 인문학이다. 이 실천의 중심에 웰다잉 교육이 있다.

 

웰다잉 교육은 죽음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며, 자연스러운 전환점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이 인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죽음을 회피가 아닌 성찰의 기회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죽음이 준비된 이별이 될 때, 삶은 오히려 더 자유롭고 충만해진다.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이 투명해지는 것이다.

 

‘잘 죽는 법’은 곧 ‘잘 사는 법’이다

 [코리안투데이]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는 부부 © 김미희 칼럼니스트

이 교육은 삶의 태도를 바꾸는 질문을 던진다. ‘내가 지금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아직 화해하지 못한 사람이 있지는 않은가?’, ‘감사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죽음 준비를 넘어, 지금을 더 충실히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삶의 의미를 묻고, 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매일의 행동에 책임을 가지게 만든다.

 

웰다잉 교육은 개인을 넘어서 가족과 공동체에도 긍정적인 파장을 만든다. 임종 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장례 방식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가족은 위기의 순간 갈등을 줄이고, 상실의 충격도 덜어낼 수 있다. 유언과 장례 방식에 대한 명확한 표현은 남겨진 가족에 대한 마지막 배려이자 사랑이다. 웰다잉은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함께 준비해야 할 삶의 숙제이며, 나눔과 공감의 기술이다.

 

실제 웰다잉 교육을 받은 이들은 눈에 띄는 변화를 경험한다.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 오랫동안 미뤄온 화해를 시도하며, 가족에게 자주 마음을 표현하게 된다. 불필요한 욕심과 미련을 덜어내고, 삶의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유한한 존재라는 자각은 오히려 현재의 순간을 더욱 선명하고 소중하게 만든다. 죽음을 공부하는 일은, 결국 지금을 더 깊이 살아가는 연습이다.

 

죽음을 향한 여정을 정성스럽게 걸어가는 이들은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타인의 삶도 따뜻하게 비춘다. 그렇기에 웰다잉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학교와 가정, 그리고 사회 전반에서 웰다잉 교육이 자리 잡아야 한다.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죽음을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죽음은 피해야 할 두려움이 아닌,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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