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0일 저녁,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은 따뜻한 선율로 물들었다. 서울시직원합창단이 주최한 정기연주회는 올해도 시민과 동료, 가족들이 함께하는 무대로 꾸며졌고, 무대 위와 아래 모두가 음악으로 하나가 된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 [코리안투데이] 서울지직원합창단 정기연주회 모습 © 서울시청 제공 |
이번 연주회는 서울시직원합창단을 중심으로, 피치레가토 합창단, 하남YYC, 그리고 영등포구 사랑과 평안의 교회 소속 매스랩어린이합창단이 함께한 연합 무대로 진행됐다. 총 75명의 단원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단체별 무대와 전체 합창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다채로운 구성을 선보였다.
첫 곡은 김소월 시인의 시 ‘먼 훗날’을 바탕으로 한 합창이었다. 무대 뒤 스크린에는 흐드러진 민들레가 펼쳐지고,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는 시구가 잔잔히 퍼지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시직원합창단의 절제된 감성과 깊은 호흡이 객석을 조용히 감싸며, 감동의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됐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각 팀이 준비한 곡들이 펼쳐졌다. 피치레가토 합창단은 섬세하고 균형 잡힌 하모니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하남YYC는 생동감 넘치는 구성과 활기찬 무대로 박수를 받았다. 무대 중반에는 매스랩어린이합창단이 등장해 ‘행복의 주문’, ‘When I Close My Eyes’ 등을 밝은 표정과 함께 선보였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고, 공연에 따뜻한 색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 [코리안투데이] 서울시직원합창단 참여 어린이 합창단 합창하는 모습 © 서울시청 제공 |
이번 연주회가 특별했던 이유는 세대 간의 조화를 넘어, 공동체와 함께 만든 음악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전달됐다는 데 있다. 누구 하나가 주인공이 아니라, 각자의 음색과 호흡이 모여 만들어낸 ‘합창’이라는 형식이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공연의 마지막 곡 ‘문어의 꿈’은 전체 단원이 무대에 올라 함께 부른 연합합창이었다. 아이들과 어른이 한 줄로 나란히 서서 손을 흔들며 부른 이 곡은 음악이 단지 소리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맞추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가벼운 웃음이 섞인 목소리들, 흥얼거리듯 나오는 화음 속에서 관객은 미소를 지었고, 음악이 사람을 잇는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가 공연장을 채웠다.
무대 위 단원들은 연령도 다르고, 목소리도 제각각이었지만, 그들이 함께한 순간들은 하나의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았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음악을 통해 ‘함께하는 것’의 가치를 다시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 최도선 칼럼니스트: gwanak@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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