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그대로인데… 내 집 마련엔 7.9년? 2024년 주거실태조사로 본 대한민국의 현실

집값은 그대로인데… 내 집 마련엔 7.9년? 2024년 주거실태조사로 본 대한민국의 현실

 

2024년 대한민국의 주거 현실은 겉으로 보기엔 안정돼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 보유율은 61.4%, 자가 점유율은 58.4%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자가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도 8.4년으로 늘어났고, 주택 및 주거환경 만족도 역시 각각 3.03점, 3.01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수준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자가보유율은 전국 평균 61.4%로, 도지역이 69.4%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은 55.6%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의 높은 임차가구 비율은 44.4%로, 타 지역 대비 뚜렷하게 두드러졌다.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전국 평균 6.3배로 지난해와 동일했지만, 수도권만 보면 8.7배로 상승하며 내 집 마련 장벽이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청년가구의 현실은 더 무겁다. 자가 점유율은 12.2%로 지난해(14.6%)보다 하락했고, 1인당 주거면적은 31.1㎡로 일반가구 평균(36.0㎡)보다 좁다. 최저주거기준을 밑도는 청년가구 비율은 8.2%로 지난해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오피스텔을 제외한 비정형 거처(고시원, 컨테이너 등)에서 거주하는 비율도 청년은 5.3%로 일반가구(2.2%)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코리안투데이] 2024년 주거실태 조사 ( 사진 = 국토부 ) © 송현주 기자

신혼부부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자가점유율은 43.9%로 하락했고, 1인당 주거면적은 27.4㎡로 일반가구보다 8.6㎡ 좁다. 신혼부부의 PIR은 6.0배로 작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그들의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높다.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은 17.7%로 일반가구(15.8%)보다 크다.

 

주거이동률은 전반적으로 감소해 30.3%를 기록했다. 이는 거주 기간이 길어졌다는 의미지만, 주택 마련 소요 기간도 늘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7.9년으로, 지난해보다 0.2년 증가했다. 수도권의 PIR 상승과 더불어 이는 젊은 세대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전국적으로 3.8%로 증가세를 보였고, 수도권은 좁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높은 RIR(18.4%)를 기록하며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나타났다. 평균 주거면적은 68.1㎡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고, 1인당 주거면적은 작년과 동일한 36.0㎡였다.

주거정책에 대한 수요도 변화가 있었다. 전체 가구의 38.2%가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필요한 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32.0%)이었다. 그러나 청년과 신혼부부는 ‘전세자금 대출 지원’과 ‘월세 보조금’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았다. 이는 이들이 자가 마련보다 임차 주거에 더 집중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고령가구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정된 주거환경을 보였다. 자가점유율은 75.9%로 가장 높았고, 주거만족도 역시 가장 높았다. 이들은 단독주택(39.2%) 거주 비율이 높았고, 주거비 부담 지표(PIR 9.1배, RIR 25.4%)는 수치상 높지만, 체감 부담은 낮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6.1만 가구를 대상으로 대면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내년부터는 비대면 조사 방식도 도입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오는 11월 17일부터 해당 조사 결과를 공식 통계 누리집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주거 안정 지표가 개선된 듯 보이지만, 세대 간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특히 내 집 마련의 시작점에 있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더 낮은 수준의 주거환경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맞춤형 지원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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