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상공인 ‘상환 부담’ 정조준…가산금리 내리고 중도상환수수료 없앤다

 

고물가와 매출 둔화, 인건비 상승이 동시에 밀어붙이는 국면에서 소상공인이 버티는 방식은 결국 ‘현금흐름’이다. 매출이 늘지 않으면 비용을 줄이거나, 빚의 구조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올해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금리 인하와 수수료 면제, 그리고 취약차주를 별도로 겨냥한 신규 자금이다. 핵심은 “빚을 빨리 갚거나 갈아탈 때 걸림돌을 없애겠다”는 방향이다.

 

[코리안투데이] 2026 서울시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 홍보 이미지 (사진=내손안에서울) © 변아롱 기자

 

서울시는 고환율·고물가에 따른 비용 상승과 소비 위축, 매출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총 2조4,00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책자금 2조2,000억 원과 특별보증 2,000억 원을 합친 규모다. 현장의 체감 불안을 뒷받침하는 지표도 제시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5년 11월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2026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나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소상공인이 체감한 주요 부담 요인으로는 고물가(56.3%), 매출 감소(48.0%), 인건비 상승 및 인력확보 어려움(28.5%), 대출 상환 부담(20.4%)이 뒤를 이었다.

 

이번 지원책의 ‘체감 포인트’는 시중은행협력자금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시는 16개 시중은행과 협의해 올해 신규 대출분부터 협력자금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한다. 기존 1.7~2.2%에서 1.6~2.1%로 내려간다. 동시에 은행별로 상환금액의 0.03~0.17%를 부과하던 중도상환수수료를 전면 면제한다. 대상 은행은 국민, 기업, 농협, 신한, 우리, 하나, 스탠다드차타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경남, 부산, iM뱅크, 새마을금고중앙회, 수협, 신협이다.

 

중도상환수수료 전면 면제의 의미는 단순한 ‘혜택’이 아니다. 금리 환경이 변하거나 더 유리한 정책자금이 열렸을 때 대출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사실상 ‘이탈 비용’으로 작동해 왔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로 시가 공급하는 모든 중소기업육성자금이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이용 가능해져, 소상공인이 부담 없이 조기상환을 선택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정책자금으로 전환하는 데 유리해질 것으로 본다.

 

[코리안투데이] 2026년 서울시 중소기업육성자금 유형별 융자지원계획 (사진=내손안에서울)
© 변아롱 기자자금 구성은 취약 소상공인, 유망 소상공인, 일반 소상공인으로 나뉜다. 취약 분야에서는 ‘취약사업자 지원자금’이 신설됐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정하는 취약사업자로 선정되면 업체당 최대 5,000만 원, 이차보전 2.5%를 지원받는다. 별도 공고를 통해 대상 선정과 세부 기준이 안내될 예정이다. 또한 대환·갈아타기 성격의 ‘희망동행자금’은 기존 서울신용보증재단 보증 이용 기업뿐 아니라 민간 금융기관 대출 이용 기업까지 대상으로 확대된다. 고금리 대출을 장기·저리 정책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폭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재기지원자금’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면책기업, 신용회복 완료기업 등 ‘서울형 다시서기 4.0 프로젝트’ 참여 기업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위기 소상공인 조기발굴 사업’ 참여 기업까지 포함한다.

 

유망 분야에서는 ‘일자리창출우수기업자금’ 공급을 확대한다. 고용 유지와 신규 채용을 지원하겠다는 성격이며, 올해부터는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에 가입한 소기업·소상공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돼 사회보험 가입을 촉진한다. 준비된 창업자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돕는 ‘창업기업자금’도 늘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기업을 위한 ‘ESG자금’은 전년과 같은 규모로 유지한다. 중·저신용자(신용평점 839점 이하)와 사회적 약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포용금융자금’, ‘신속드림자금’, ‘긴급자영업자금’ 등도 지속 공급된다.

 

일반 소상공인 대상 지원도 별도 트랙으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공정한 배달 환경 조성에 동참하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공공배달 앱 ‘서울배달+땡겨요’ 이용 사업자에게 ‘서울배달상생자금’을 공급한다. 땡겨요 앱으로 주문 접수 3회 이상 실적이 있는 사업자 등 요건을 충족하면 업체당 최대 1억 원, 이차보전 2.0% 지원이 가능하다. 별도 자격 요건 없이 서울 소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성장기반자금’과 ‘경제활성화자금’도 전년 대비 증액해 공급한다.

 

신청 방식은 비대면으로 문턱을 낮췄다. 개인사업자(단독대표)는 서울신용보증재단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다. 공동대표 개인사업자, 법인사업자 등 비대면 신청이 어려운 경우에는 재단 고객센터 또는 누리집에서 예약 후 방문 신청하면 된다. 자금 신청은 1월 2일부터 접수하며, 신설된 ‘취약사업자 지원자금’과 비대면 마이너스통장 방식의 ‘안심통장’은 은행 협의와 시스템 개선을 거쳐 별도 공고될 예정이다. 안심통장은 3월 중 추진 계획이 안내됐다.

 

 

서울시의 이번 패키지는 ‘지원 규모 확대’보다 ‘상환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춘 설계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가산금리를 깎고,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고, 취약차주를 따로 묶어 지원하며, 대환대출의 대상을 넓혔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에게 가장 무서운 건 ‘매출 감소’ 자체가 아니라, 매출 감소가 곧바로 ‘상환 압박’으로 연결되는 속도다. 정책금융이 그 속도를 늦추는 안전판이 될지,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체감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문의 :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 1577-6119, 다산콜센터 02-120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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