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6] 작은 고을의 작은 관직

Photo of author

By 코리안투데이 평택

🏯

[Day 6] 작은 고을의 작은 관직

1월 · 별이 모이다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6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6 헤더 일러스트

그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대흥산 아래 첫 전투의 뒤, 세 사람의 걸음이 한 번도 멈추지 아니하였다. 청주(靑州)의 성을 구하러 갔고, 돌아오는 길에 노식(盧植) 장군이 조정의 모함으로 수레에 갇혀 호송되는 것을 보았다. 그 수레를 쳐서 장군을 구하자는 장비의 분을 유비가 조용히 가라앉혔다. "아우야, 조정에는 조정의 공론이 있네."

그 뒤로도 세 사람은 주준(朱雋)의 군에 들어가 황건의 잔당 장보(張寶)와 싸웠다. 한충(韓忠)의 농성을 풀었고, 남쪽에서 올라온 젊은 장수 손견(孫堅)과 함께 완성(宛城)을 쳤다. 전투가 서른을 넘었다. 공은 있었으되, 관직은 없었다.

가을날이었다. 세 사람이 경성의 한 거리 모퉁이를 말없이 걷고 있었다. 길모퉁이에서 마차 한 대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고, 그 위에 앉은 사람은 조정의 낭중(郎中) 장균(張鈞)이었다. 유비가 걸음을 멈추었다. 자기 공의 내력을 조용히 그 마차 앞에서 말해 보았다. 한 마디가 끝났을 때, 장균의 얼굴은 오랜 시간 받아 본 일이 없는 종류의 놀람으로 굳어 있었다.

그날 오후, 장균이 곧장 궁으로 들어가 황제의 옥좌 앞에 엎드렸다.

"황건의 난이 일어난 까닭은 모두 십상시(十常侍)가 관직을 팔고 작위를 팔며, 제 편이 아닌 자에게는 관직을 주지 아니하고, 제 원수가 아닌 자에게는 벌도 내리지 아니하기 때문이옵니다. 십상시의 목을 베시어 남쪽 교외에 내거시옵소서. 그리하면 사해(四海)가 스스로 맑아질 것이옵니다."

황제가 한참 대답이 없었다. 다만 깊고 긴 한숨을 한 번 내쉬었을 뿐이었다. 그 한숨의 끝자락에, 십상시 중 한 사람이 황제의 귓가에 속삭였다. "폐하. 장균은 황상을 속이고 있는 자이옵니다." 그 한 마디가 끝나기 전에, 황제의 손이 올라가 장균을 물리라 명하였다. 무사가 장균을 끌고 나갔다.

그 밤, 십상시가 자기들끼리 모여 의논하였다. "황건의 난에서 공을 세운 자들 중, 아직 임명을 받지 못한 자들이 원망을 품어 가고 있소. 한꺼번에 다 막을 수 없으니, 변방의 이름 없는 자리 몇 개를 내려 — 그들의 입만 우선 막아 두십시다."

이렇게 하여, 유비의 이름 옆에 오래간만에 한 줄이 적혀 내려왔다. 정주(定州) 중산부(中山府) 안희현(安喜縣)의 현위(縣尉). 한 고을의 치안을 맡아보는 자리. 관직의 사다리 가장 아래 칸. 그러나 유비의 이름 옆에 조정의 한 줄이 처음으로 적혀 내려왔다는 한 결, 그 한 줄만은 오늘 밤 유비의 가슴을 조용히 뜨겁게 하였다.

삼국지 365 Day 6 중간 일러스트

장비가 분을 삭이지 못하였다. "형님. 서른이 넘는 전투의 공으로 — 고작 작은 고을의 현위라니, 이런 법이 어디에 있소."

유비가 천천히 웃었다. "아우야. 이름이 작다는 것은, 어쩌면 이름이 처음으로 적혔다는 뜻일 것이네. 오늘 밤 우리의 이름이 한 줄 적혔다는 결만, 먼저 기뻐해 두세."

관우가 말없이 자기 잔을 들어 올렸다. 그 잔은 오늘 밤에도 바닥까지 비워지지 아니하였다.

세 사람이 이십여 명의 측근을 데리고 안희현의 성문을 넘었다. 부임의 첫 한 달 동안, 유비가 안희 백성의 어떤 작은 것도 건드리지 아니하였다. 쌀 한 섬, 소금 한 됫박도 사사로이 받지 아니하였다. 이전 현위가 받아 오던 관례적인 뇌물도, 새해 인사로 들어오는 꿩 한 마리도 — 모두 공문을 보내어 정중히 되돌려 보냈다. 재판 자리에서는 강한 쪽보다 약한 쪽의 한 마디를 먼저 오래 들었다. 말을 끝맺는 사람보다, 말을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의 얼굴을 먼저 보았다.

안희 백성이 그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어 갔다. 한 달이 지나자 아이들이 유비의 등 뒤를 따라 걸었고, 두 달이 지나자 노인들이 관아 앞에 한 번씩 고개를 숙이고 돌아갔다.

안희 백성이 가장 이상하게 여긴 것은 또 다른 장면이었다. 세 사람이 한 상에서 밥을 먹었다. 한 침상에서 잠을 잤다. 유비가 손님이 많은 자리에 나가 앉으면, 관우와 장비가 그의 뒤에 하루 종일 서서 시중을 들었다. 한 번도 앉지 아니하였다. 오히려 그 선 자세가, 세 사람 모두에게 익숙하고 따뜻하였다. 늙은 선비 하나가 어느 저녁 사랑방에 앉아 중얼거렸다. "저 두 사람은 형의 신하가 아니라 — 형의 그림자 같은 사람들이오."

Book 1의 여섯 번째 자리가 안희현 관아의 마당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尾職(미직, 사다리의 꼬리 자리의 작은 벼슬) 두 글자가, 이름이 처음으로 한 줄 적혀 내려온 결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5의 이름이 오르지 아니한 공이, 오늘 한 줄의 적힘 앞쪽에 건너와 있었다.

삼국지 365 Day 6 마무리 일러스트

✒️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서른이 넘는 전투의 공의 끝에 내려오는 자리가, 한 고을의 가장 작은 자리일 수도 있지요. 다만 그 자리의 작음보다, 이름이 처음으로 한 줄 적혀 내려왔다는 결이 더 무거운 저녁이 있사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이름 옆에도, 처음으로 한 줄 적혀 내려온 작은 자리가 혹시 있으신지요. 그 한 줄의 작음을 한 결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7: 독우의 회초리

"안희 부임 넉 달 뒤, 조정에서 독우(督郵)가 순시를 내려왔다. 회초리 한 자루가 관아 기둥에 묶이려 하였고, 유비의 등 뒤에 장비의 분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

NOTICE

언론 윤리강령 개정 안내

안녕하세요, 코리안투데이 편집국입니다.
언론의 공정성과 저작권 보호 강화를 위해 「언론 윤리강령」이 개정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주요 개정 내용

  • 제15조의2 — 사진·이미지 저작권 특별 지침 신설
  • 제18조의2 — 기사 내 연락처 게재 금지 및 광고성 기사 판단 기준 신설

시행 일시

2026년 4월 7일 (목) 00:00 KST

위 시각 이후 송출되는 기사부터 적용됩니다.

개정 윤리강령 전문 확인하기

모든 소속 기자는 개정된 윤리강령을 숙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