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으로 한국 대형 건설사들이 심각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금리 인상과 원자재 비용 상승은 건설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건설사들은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경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대형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 박정희 기자 |
금융 분석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었다.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락하며, 높은 부채 비율과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재정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고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철근, 시멘트 등 건설 자재의 가격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오르면서, 추가 비용 부담이 가중되었다.
건설업계는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해 PF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프로젝트 중단이나 지연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또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매가와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손실을 떠안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추가 하락할 경우 PF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코리안투데이] 대형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 박정희 기자 |
대형 건설사에 비해 자금력이 약한 소형 건설사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여러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부도를 겪었으며,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의 연속적 실패와 높은 원자재 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자재비가 추가 상승할 경우, 소형 건설사들의 도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발표된 한국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부채 비율이 높은 다수의 건설사들이 현금 흐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정부는 건설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일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 지원책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업계는 장기적인 위기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원자재 상승 속에서 건설업계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투데이] 대형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 박정희 기자 |
건설사들은 잇따른 비용 증가에 대응해 프로젝트 선별, 비용 절감, 내수 시장 확장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친환경 자재 사용 등 차세대 기술 적용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직면한 고금리와 자재비 상승이라는 이중고는 향후 기업의 재정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도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