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은 신뢰 위에 세워진다.”
주택을 빌릴 때, 임차인은 단지 공간만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공간을 사용하는 동안 임대인이 지켜야 할 법적 의무와 책임도 함께 공유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인의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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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책임지는가? – 임대인의 정체
임대인은 주택을 소유하고 이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사람입니다. 개인일 수도 있고, 법인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계약의 당사자로서 법적 책임을 지는 ‘주택 소유자’라는 점입니다. 공동소유일 경우, 공동임대인 모두가 책임을 집니다.
2. 무엇을 책임지는가? – 임대인의 주요 의무
임대인의 기본적인 의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주택 제공 의무: 계약된 시점에 주택을 인도해야 합니다. 주택이 법적 문제나 점유 분쟁에 휘말려 있으면 안 됩니다.
주거 안정성 보장: 임차인이 계약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도에 일방적인 퇴거 요구는 금지됩니다.
시설 유지 및 수리 의무: 주택의 주요 구조나 시설이 고장 났을 경우, 임대인이 수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단순 소비자 과실이 아닌 경우에 해당합니다.
3. 언제 의무를 이행해야 하나? – 계약 전부터 종료 후까지
임대인의 의무는 계약 전부터 시작되어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이어집니다.
계약 전: 주택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야 합니다.
계약 기간 중: 임차인의 주거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유지·보수 요청에 응해야 합니다.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는 보류는 불법입니다.
4.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는가? – 임대인의 책임이 중요한 순간들
주요 분쟁은 다음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보증금 반환 거절: 임대인이 ‘파손’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
임대차 계약 중도 해지: 임대인이 매매, 자가 사용 등의 이유로 일방 해지를 통보할 때.
주택 하자 미수리: 누수, 곰팡이 등 주거환경 문제를 방치할 경우.
임대인의 의무를 모르면, 임차인은 쉽게 피해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 시설 하자로 인한 피해를 임차인 스스로 감당하거나,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임대인의 책임을 아는 것은 곧 임차인의 방어권입니다.
6.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임차인의 실질적 행동요령
계약서 꼼꼼히 확인: 주택 상태, 보수 범위, 중도 해지 조항을 명확히 하자.
확정일자 받기: 임대차계약에 확정일자를 받아 우선변제권을 확보하자.
증빙: 사진, 문자, 녹음 등으로 보수 요청 및 주택 상태를 기록하자.
법적 기관 활용: 분쟁 발생 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하자.
임대인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책임 있는 공급자’입니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권리와 의무를 이해하면, 분쟁은 줄어들고 계약은 더 안전해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계약서 속 글자가 아닌 ‘법이 보호하는 실질적인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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