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위하지 않는 학문은 쓸모가 없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개혁가이자 실천하는 학자였다. 그는 글로 세상을 논하지 않았고, 제도로 세상을 바꾸려 했다. 그의 모든 사유의 중심엔 백성이 있었다. 그가 목민관에게 남긴 『목민심서』는 단지 행정 매뉴얼이 아니라, 백성의 삶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적 선언이었다.
![]() [코리안투데이] AI 이미지 © 임승탁 기자 |
정약용은 앉아서 이론을 쌓는 대신, 걸으며 현실을 보았다. 강을 건너고 논밭을 둘러보며, 법의 허점과 행정의 모순을 기록했다. 그는 스스로 물었다. “이 제도가 지금 백성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 좋은 의도가 현실에선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제도와 백성 사이에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수령의 횡포, 부당한 세금, 부패한 관리 체계에 맞서 백성 편에 섰다. 그것은 선동이 아니라 설계였다. 정약용의 개혁은 철저히 구체적이고, 현실에 닿아 있었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구호가 아니다. 삶을 바꾸는 설계도다.
그는 유배지에서 500권이 넘는 책을 썼다. 고립과 침묵의 시간이었지만, 그는 그 시간을 ‘국가를 위한 사유의 골방’으로 바꿨다. 지도자는 권좌에서가 아니라, 외로운 책상 앞에서 만들어진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정치는, 그만큼의 사유를 견뎠는가.
‘제도와 법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미리 살피는 것’이 진짜 정치다. 지도자의 일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준비하는 일이다.
국민은 지금, 정약용처럼 이상이 아닌 제도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삶을 바꾸는 정치, 그 설계도를 가진 대통령을.
[ 임승탁 칼럼니스트: geumsa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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