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눈부신 진보가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기존의 D램(DRAM) 기반 HBM(고대역폭 메모리, High Bandwidth Memory)을 넘어, 낸드 플래시 기반의 HBF(고대역폭 플래시, High Bandwidth Flash)가 차세대 AI 메모리 솔루션으로 떠오르며 기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하는 AI 시대의 새로운 나침반이다.
![]() [코리안투데이] 반도체 클린룸 모습(사진제공:shutterstock) ⓒ 박찬두 기자 |
AI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 저장과 처리 속도의 한계, 이른바 ‘메모리 병목 현상(Memory Wall)’이 산업의 발목을 잡아왔다. HBF는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필연적 결과물로, 용량과 비용 효율성 면에서 기존 HBM을 압도한다.
![]() [코리안투데이] 기존 D램과 HBF의 비교(자료제공: AMD) ⓒ 박찬두 기자 |
HBF는 낸드 플래시를 수직으로 적층한 구조로 설계되어 HBM 대비 8~16배나 큰 용량을 자랑하며, 비용 효율성 또한 탁월하다. 속도는 HBM에 비해 다소 느릴 수 있으나, 낸드 플래시 기술의 선두주자인 샌디스크(SanDisk)의 분석에 따르면 그 차이는 고작 2.2%에 불과하다. 이는 특히 대규모 AI 추론(Inference, 학습된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 작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 [코리안투데이]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AI 시대의 성능은 메모리에서 결정된다. HBM 시대는 끝나고 HBF 시대가 오고 있다, HBF가 방대한 AI 지식을 저장하는 ‘지하 도서관‘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사진제공: KAIST) ⓒ 박찬두 기자 |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말은 이 기술의 중요성을 선명히 드러낸다. 그는 “AI 시대의 성능은 메모리에서 결정된다. HBM 시대는 저물고 HBF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단언하며, HBF를 방대한 AI 지식을 저장하는 ‘지하 도서관‘에 비유했다. 이 비유는 기술의 본질을 시적으로 담아내며, 데이터의 깊은 저장고로서 HBF의 역할을 상징한다.
![]() [코리안투데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남관 서버실에 조명을 켠 모습. 해인사 장경각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조명을 설치하고 갈색 칠을 했다.(사진제공: 네이버) ⓒ 박찬두 기자 |
HBF는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은 벌써 뜨겁다. 한국의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손잡고 HBF 기술 표준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공동 개발에 나섰다. 샌디스크는 2026년 하반기 샘플 공급, 2027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낸드 플래시 분야의 세계적 리더인 삼성전자 역시 HBF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반도체 칩을 물리적·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최첨단 기술)을 비롯한 혁신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며, 낸드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싸움이다. HBF는 AI 데이터 센터의 심장부로 자리 잡을 잠재력을 지니며, 이를 선점하는 기업이 미래를 설계할 것이다.
![]() [코리안투데이] 샌디스크가 개발을 밝힌 HBF(자료제공: 매일경제) ⓒ 박찬두 기자 |
HBF는 HBM과 대립하는 기술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들은 HBF 시장이 2030년경 약 120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다. 이는 AI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메모리 기술 혁신이 맞물린 결과다.
IT 시장 분석 기관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는 “내년 메모리 시장은 AI 수요가 주도하고 HBM4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 예측하면서도, 1천 단(段) 이상의 3D 낸드 기술과 차세대 D램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 평가했다. 이는 HBF의 기반이 되는 낸드 기술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HBM과 HBF가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AI 데이터 센터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속도와 용량, 비용의 균형을 맞춘 이 구조는 기술적 조화의 상징이자, AI 시대의 새로운 건축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코리안투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F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그래픽 제공: 뉴스웨이 박혜수) ⓒ 박찬두 기자 |
한국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강국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 상용화로 다져진 기술력과 낸드 플래시 분야의 강력한 입지를 바탕으로 HBF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은 단순히 기술적 성취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메모리 혁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HBF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다.
HBF는 단순한 메모리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AI 시대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서, 데이터의 흐름을 재편하고 인간의 지적 탐구를 확장하는 도구다. 한국 기업들의 발 빠른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 노력은 글로벌 AI 주도권 확보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 기술은 마치 시인의 펜 끝에서 흘러나온 한 편의 서사시처럼, 인류의 미래를 새롭게 쓰고 있다. HBF는 단지 반도체 칩이 아니라, AI라는 거대한 꿈의 저장소다. 그 안에는 우리가 아직 상상하지 못한 무한한 가능성이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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