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치의학대학의 다케베 다카노리 교수 연구팀이 포유류가 항문을 통해 호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제34회 이그노벨상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 연구는 돼지와 생쥐를 대상으로 항문을 통해 산소가 포함된 액체를 주입했을 때, 폐를 통한 전통적인 호흡 없이도 생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코리안투데이] 국제학술지 메드표지(왼쪽)와 다케베 다카노리 교수 연구진(사진 제공: 다케베 다카노리) 박찬두 기자

 

연구의 배경은 미꾸라지와 같은 민물고기의 독특한 호흡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꾸라지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장을 통해 산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포유류도 장을 통해 산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실험 결과, 산소를 포함한 액체를 돼지의 항문에 주입했을 때, 돼지의 혈중 산소 농도가 증가하고 호흡 부전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기존의 인공호흡기나 체외막산소화 장치(ECMO)와 같은 전통적인 호흡 보조 장치의 대안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호흡 보조 장치의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케베 교수는 이번 연구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리안투데이] 연구 도식(이미지 제공: 다케베 다카노리 박찬두 기자 

 

연구팀은 올해 안에 임상 시험을 통해 이 기술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러한 연구는 호흡 부전을 겪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독특한 연구에 수여되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다케베 교수는 괴짜 같은 연구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진지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실제 임상에 적용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논에 사는 미꾸라지에서 착안했다. 미꾸라지는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 아가미뿐만 아니라 장으로도 호흡한다. 이를 보고 포유류도 장에서 산소를 흡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실험해보니 실제로 장은 산소를 포함한 특수 액체가 들어오면 산소를 흡수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호흡 부전을 앓는 이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으로 활용·적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오는 6월 임상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1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제34회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 도쿄치의학대 연구진이 포유류도 항문과 직장으로 호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직접 시연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AP 연합뉴스ⓒ 박찬두 기자

 

수상자인 다케베 교수는 재생의학 전문가다. 26세에 인간의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로 간 기능을 가진 세포 덩어리를 만드는 데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19년에는 인간 iPS 세포로 간, 췌장 등 여러 장기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다케베 교수는 사실 이건 괴짜 같은 연구가 아니고, 새 치료법을 찾는 심각한 연구이기 때문에 수상 소식에 놀랐다고 했다.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eave a Reply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