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시장 최민호)가 국보 제398호인 월인천강지곡의 기탁을 추진하며 한글문화수도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1449년 어머니 소헌왕후의 공덕을 기리며 직접 지은 찬불가로, 한국 역사상 첫 한글활자본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유물의 기탁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세종시가 문화·역사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9일 세종시청 집무실에서는 최민호 시장이 월인천강지곡의 소장자인 교육 출판 전문기업 미래엔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만나 기탁 및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월인천강지곡의 세종시 기탁과 관련한 여러 의미가 강조되었으며, 문화적 가치와 국제적 인정을 확보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이 논의됐다.
[코리안투데이] 민호 시장, 9일 소장기업 미래엔 관계자·전문가와 면담 © 이윤주 기자 |
월인천강지곡의 역사와 유물 기탁의 의미
월인천강지곡은 한글 창제 직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활자본으로, 그 자체로 한글의 창제 정신과 활용 가치를 증명하는 유물이다. 현재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보관 중인 상권은 2017년 국보로 격상되며 역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세종시에 기탁될 경우, 이는 단순한 유물 소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월인천강지곡은 한글문화수도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한글과 관련된 국보급 유물의 중심지로 자리잡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최민호 시장은 “월인천강지곡이 세종시에 기탁되는 것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것을 넘어,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지속적으로 보전할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향한 협력
이번 기탁은 미래엔의 전략적 판단과 세종시의 문화정책이 만난 결과물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려면 단순히 유물의 가치뿐 아니라 보관과 관리의 전문성, 그리고 유산이 지닌 상징적 의미가 중요한데, 세종시는 한글문화수도로서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는다.
미래엔 윤광원 부사장은 “세종시와의 협업을 통해 월인천강지곡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라는 역사적 과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세종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는 유물 보관 장소와 시민 공개 일정 등을 포함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 중이다.
국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월인천강지곡의 기대
현재 한국에는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 해례본 등 18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월인천강지곡이 이 목록에 포함된다면, 한글 창제와 문화적 성과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세종시는 이번 기탁이 확정되면 최초의 국보급 유물을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향후 한글 관련 유물 수집 및 보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민호 시장은 “월인천강지곡의 기탁이 성사되면 한글문화수도로서 세종시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