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제주의 바다 냄새가 퍼질 준비를 하고 있다. ‘2025 한국문화제–테이스트 코리아(Taste Korea)! 제주 스페셜’이 5월 22일부터 9월 6일까지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열린다. 제주도와 한국문화원이 공동 주관하고, 제주콘텐츠진흥원과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 등 다양한 기관이 협력해 펼치는 이번 행사는 제주의 자연과 문화, 공동체의 삶을 예술적으로 조명하는 국제 문화행사다.
![]() [코리안투데이] ’25년 한국문화제 테이스트 코리아! – 제주, 바다와 함께…©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제공 |
행사 개막은 5월 21일에 이뤄지며, 이어 22일까지는 문화원 공연장에서 제주 고유의 무형문화유산과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칠머리당 영등굿’, 명창 김향옥의 제주 농요, 무용과 국악의 협업 무대, 제주 퓨전 국악 밴드 ‘더 퐁낭’의 공연이 관객을 맞이한다. 개막식 한식 리셉션은 ‘해녀의 부엌’이 준비하며, 제주 뿔소라, 쉰다리 같은 지역 음식을 현지 관객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해녀문화를 소재로 한 퍼포먼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제의 핵심 중 하나는 특별기획전 <제주, 바다와 함께 살다>이다. 이 전시는 해녀를 중심으로 한 제주의 삶과 정신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하며, 유럽 관객에게 독특한 문화적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제인 진 카이젠은 제주의 자연과 여성 공동체를 테마로 영상 작품을 선보이고, 예술 그룹 ‘이끼바위쿠르르’는 해녀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섬의 기억과 연대를 예술로 환기한다. 프랑스 작가 장 줄리앙 푸스는 제주 해녀와 피레네 산맥 여성 농부의 삶을 병치하며 공감의 장을 연다.
사진작가 김형선은 바다에서 분리된 해녀의 얼굴을 흰 천 배경 위에 정면으로 담아낸다. 강진주는 해녀들이 실제 사용했던 물질복과 도구를 사진으로 기록해 삶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고희영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해녀들이 매일 바다와 생존의 경계를 오가는 삶을 조명한다.
제주의 생태와 경관도 전시에 포함된다. 장민승은 한라산의 입산과 하산을 반복하며 만난 풍경을 예술로 풀어내고, 정상기는 제주의 용천수에서 생명의 상징성과 자연의 힘을 포착한다.
이와 함께 제주관광공사와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는 ‘제주 올레’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 전시도 진행하며, 관람객에게 혼자 걷는 여행 속의 사유를 선사할 예정이다. 5월 23일에는 제주4·3을 소재로 한 오페라 <순이삼촌> 공연 영상이 상영되고, 소프라노 강혜명이 직접 작품 설명과 관객과의 대화를 이끈다.
5월 26일부터 27일까지는 고산차귀도해녀소리보존회의 공연과 토크 콘서트 ‘숨.빛.소리’가 이어지고, 6월 6일까지는 제주 관련 영화 다섯 편이 ‘시네-클럽 코레’ 특별 상영회를 통해 소개된다. 이 상영작에는 고희영 감독의 <물꽃의 전설>, 이상목 감독의 <우도 해녀의 노래>, 김경만 감독의 <돌들이 말할 때까지> 등 해녀와 제주의 삶을 담은 작품들이 포함된다.
6월 20일부터는 아모레퍼시픽재단과 함께 제주 자연 요소를 주제로 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물의 자리: 돌 풀 바람>이 문화원에 설치된다. 이 작품은 제주의 바람과 물, 돌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또한 이번 제주 특별전은 프랑스 남서부 낭트에서 열리는 <한국의 봄> 페스티벌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소개되며, 오는 11월에는 프랑스 동부 토농레방의 레만아트센터에서 제주를 주제로 한 전시가 이어질 계획이다. 제주라는 섬이 지닌 역사, 예술, 생태의 풍경이 유럽 곳곳을 누비며 세계인과 교감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임희석 기자 : gwanak@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