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 쿠도, 문이삭, 문혜주, 오제성, 이은영, 최수진 이상한 물건들 The Strange Things

 

본 전시에 참여하는 레나 쿠도, 문이삭, 문혜주, 오제성, 이은영, 최수진 등 여섯 명의 작가는 도자 매체로 이상한 물건들을 만든다. 전시장에 배치된 사물들은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능을 상실하거나 예상 밖의 형상으로 일그러진 것들이다. 이들은 익숙함 속에서 낯섦을 일으키며 관람자의 감각을 어지럽힌다. 그리하여 전시는 인식의 관습을 교란하는 방식으로 ‘사물’이라는 개념을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이상한 물건들》은 일상 속 사물들의 형상과 기능을 어긋나게 함으로써 존재와 인식의 새로운 접면을 탐색하고자 한다.

 

 [코리안투데이]레나쿠도2025년6월19일-7월26일까지기획전울 개최한다 © 최영숙 기자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들은 흙이라는 물질을 매개로 사물의 형상과 감각을 새롭게 구축하며, 그것들이 단순한 조형 결과물이 아닌 신체와 물질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각적 사건임을 드러낸다. 

레나 쿠도는 미소녀 히어로 애니메이션 속 이분법적 대립 구도를 해체해 흙으로 혼종의 존재를 빚어냄으로써 세계의 질서를 흔든다.문이삭은 점토의 덧붙이기와 쌓기를 반복하여 사물과 이미지의 위계를 유동적으로 뒤섞는다. 

 

문혜주는 일상의 사물에 수행과 유희의 제스처를 덧입혀 고정된 인식의 틀을 흐트러뜨린다. 오제성은 제도권 밖의 비지정 문화재를 재해석하여 미완의 형상들이 품은 염원을 동시대의 감각으로 소환해 조각의 신념과 수련의 태도를 되짚는다. 이은영은 감각의 파편과 기억의 잔향을 점토로 형상화해 잊혀진 감정과 장소를 다시 호출하는 조형적 제의를 수행한다. 최수진은 흙으로 만든 무기와 가상의 전쟁화를 통해 ‘쓸모’의 개념에 대해 재고하며 사물의 존재 가치를 재탐색한다. 이처럼 《이상한 물건들》의 작가들은 익숙한 세계를 비튼 이상한 물건들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사물과 신체의 관계를 재편한다.

 

《이상한 물건들》은 결국 사물과 인간, 물질과 감각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해보려는 시도이다. 작가들이 만들어낸 오브제들은 더 이상 인간의 의도에 종속되지 않으며 나름의 리듬과 방식으로 세계와 상호작용한다. 전시는 그러한 사물과의 관계를 통해 관람자에게 물질적 감응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고정된 중심이 없는 평평한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결여가 아닌 과잉의 상태로 제안되는 본 전시의 형상들은 우리가 사물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을 다시 감각하고 사유하게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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