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이태희 작가의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

[신간도서] 이태희 작가의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은 이태희 작가가 삶의 단면과 감정을 고요하게 길어낸 산문집이다. 일상의 풍경, 가족에 대한 기억, 계절과 감정의 흐름을 따뜻하고 섬세한 언어로 엮어낸 이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멈춤’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작가의 문장은 독자에게 조용한 위로이자 사유의 여백을 건넨다.

 

[신간도서] 이태희 작가의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

 [코리안투데이] 이태희 작가의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  © 임서진 기자

 

우리는 멈추는 법을 잊은 채 살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회전하는 일상 속에서 ‘느림’은 무능력처럼 여겨지고, 잠시 쉬는 일조차 낭비로 여겨지는 시대다. 그런 흐름에 반기를 들 듯, 이태희 작가의 산문집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은 삶의 깊은 결을 따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발걸음으로 독자 곁에 다가온다. 이 책은 말보다 더 깊은 삶의 울림을 조용히 받아 적은 이야기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삶은 언제나 말보다 깊습니다. 하루하루 스쳐간 마음의 조각들을 문장 속에 조용히 눌러 담았습니다.”

이 고백은 곧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정서이자 태도다. 『느리게 피어나는 나무들』은 삶의 파편들을 급하게 이어 붙이지 않고, 각각의 감정과 기억에 천천히 머무르며 한 편 한 편 정성껏 길어올린다.

 

책은 총 20편의 산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글은 계절과 감정, 가족과 일상, 삶의 리듬을 따라 흐른다. ‘겨울 속 오래된 나와 마주하다’, ‘나를 위한 하루를 허락하다’, ‘텀벙나무 아래에서의 여름’, ‘비로소 나의 이름이 삶과 만나다’ 등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에서 천천히 자라난 이해와 회복의 언어들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태희 작가의 언어가 과장되지 않다는 점이다. 일상의 소재—김치찌개의 온기, 고무신을 신은 아이, 인풍정 아래 머문 시간—들이 거창한 의미 없이 자연스럽게 배치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보려는 시선, 무심코 흘려보낸 장면에서 의미를 길어 올리는 문학적 감각이 자리잡고 있다.

 

‘엄마의 방. 햇빛의 온기’에서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주는 물리적・심리적 온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텀벙나무 아래에서의 여름’은 잊고 지낸 자연의 질감과 기억을 상기시킨다. ‘빈자리가 남긴 것들’에서는 상실 이후의 침묵과 수용을 섬세하게 다룬다. 이런 글들이 주는 감동은 거창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미덕은 독자에게 ‘사유의 여백’을 건넨다는 점이다. 삶을 정리하고 정의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럴 수도 있지요”라는 말로 마음을 풀어주는 작가의 태도는 바쁘고 척박한 일상을 사는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된다. 마치 오래된 나무 그늘 아래에서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받은 듯한 기분이다.

 

저자 소개

이태희 작가는 글쓰기와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며, 삶의 단면들을 따뜻하고 섬세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경기복지재단 기자를 거쳐 현재는 50플러스 전성기 재단에서 재능 활동가로 활동 중이다. 또한 문학심리 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파스텔 일러스트 작가, 스피치・리더십 지도사, 스토리텔러로서 다양한 삶의 층위를 글과 말로 전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글이 독자들의 기억 속에 ‘작은 숨결처럼 오래 머무는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추천 독자

이 책은 특히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빠른 세상 속에서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

일상에서 소소한 감정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싶은 사람

상실, 성장, 가족에 대한 정서적 이야기를 공감하는 독자

인문학적 감수성과 따뜻한 언어를 선호하는 독서가

심리 상담사, 글쓰기 강사, 교육자 등 감정을 다루는 일을 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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